[지방시대] 순천에서 열리는 국제 정원박람회/나간채 전남대 사회학과 교수

[지방시대] 순천에서 열리는 국제 정원박람회/나간채 전남대 사회학과 교수

입력 2013-03-26 00:00
수정 2013-03-26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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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간채 전남대 사회학과 교수
나간채 전남대 사회학과 교수
21세기에 접어들어 전 인류의 당면 과제가 생태와 자연환경의 보호임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이를 이용한 산업화의 진전이 인간생활에 많은 편익을 제공해 주었지만, 반면에 이로 인한 환경 파괴는 인간의 생명과 사회 발전을 위협하는 절박한 문제로 제기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와 같은 위기 상황을 맞이하여 무분별한 개발을 억제하고 자연의 생태환경과 공존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일은 매우 적절하고도 필요한 일이다. 그리하여 산업화된 지구촌에서 다양한 활동이 전 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기획이 바로 국제 정원박람회이다. 이는 인류의 영원한 고향인 자연을 되살리고, 더 나아가 메마른 인간정신에 풍요한 정서적 자원을 일깨워 삶의 질을 제고하는 열매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150여년의 역사를 갖는 이 박람회가 올해 전남 순천에서 열리게 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순천만은 강과 바다가 만나 이루어진 드넓은 갯벌과 그 위에 출렁이는 아름다운 갈대밭, 그리고 수만 마리의 철새가 매년 찾는 도래지이다. 흑두루미, 먹황새, 검은머리물떼새, 노랑부리저어새 등 220여종의 보호 조류가 월동 또는 서식하고 있다. 드넓게 펼쳐진 갯벌에서는 크고 작은 수서생물과 어패류 등이 살아 움직인다. 늦봄과 여름 사이 허옇게 드러난 갯벌에서는 짱뚱어가 뛰놀고, 가을에는 갈대숲이 바람에 일렁이는 낭만의 장소이다. 순천만은 이처럼 계절마다 풍광을 달리하며 뭇 생명을 키워내는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곳이다. 이를 보기 위해 매년 300여만명의 방문객이 찾는다.

여기에서 ‘지구의 정원, 순천만’이라는 주제로 국제 정원박람회가 열린다. 생태 환경도시로 유명한 다른 나라의 사례들을 집중 연구하여 더 아름다운 모형을 개발하고, 그 결과를 천혜의 경이로운 자연환경과 조화시킴으로써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조성해 가고 있다. 23개국이 참여하여 83개의 정원을 조성한 주박람회장, 체험습지와 영상관 등으로 구성된 국제습지센터, 각종 정원수로 꾸며진 수목원, 그리고 전 세계 어린이들의 꿈이 담긴 그림 14만점을 전시한 꿈의 다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즐길 수 있는 190여회의 체험행사 프로그램, 3000여회의 문화예술 공연 등이 부대행사로 실연될 것이다.

다음 달 20일에 개장하여 6개월간 지속될 이 박람회는 순천시가 세계적인 생태도시 건설의 꿈을 안고 2008년부터 5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성과물이다. 말하자면, 자연과 인간문화의 변증법적 상생효과인 것이다. 지방화와 세계화가 병행적으로 진전되는 현 시대에 이 사업은 지방의 자율적 발전에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모름지기 이 국제박람회가 자연과 생태환경을 사랑하는 우리 이웃 및 전 세계인의 메마른 영혼에 생명의 힘을 일깨우는 전기가 되고, 과학기술의 광기 어린 질주에 상처받은 인간의 심성을 치유하여 자연의 푸른 꿈을 피워낼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 또한 이를 계기로 순천만이 전 인류가 자랑하는 생태도시의 명소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2013-03-2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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