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나무/조이스 킬머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나무/조이스 킬머

입력 2020-04-30 17:24
업데이트 2020-05-01 08:1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나무/조이스 킬머

내 결코 보지 못하리
나무처럼 아름다운 시를

단물 흐르는 대지의 가슴에
입을 대고 젖을 빠는 나무

온종일 하느님을 바라보며
잎 무성한 두 팔 들어 기도하는 나무

눈은 품 안에 쌓이고
비와 정답게 어울려 사는 나무

시는 나 같은 바보가 만들지만
나무를 만드는 건 오직 하느님뿐

수양버들 나무를 좋아한다. 봄이 되면 수양버들 나무는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운다. 꽃은 노란빛이 깃든 연두색인데 수양버들 꽃을 아는 이 드물다. 꽃이 지고, 가지에 새잎이 돋고, 잎이 무성해지면 수양버들은 자신만의 마법을 펼치기 시작한다. 칭칭 늘어진 가지가 강물과 만나는 것이다. 가지는 강물을 가만히 쓰다듬고 강물은 가지 주위에 동그란 은파를 새긴다. 겨울을 이겨 낸 두 존재가 서로를 맞이하는 장면이 애틋하다. 여름날 둘이 만든 은파 주위엔 소금쟁이들이 모여 논다. 나는 가끔 소금쟁이가 되어 강물을 쓰다듬는 수양버들 가지를 쓰다듬어 주고 싶어진다.

곽재구 시인

2020-05-01 30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