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선 성공하려면 ‘돈 공천’ 자정 역량 보여라

[사설] 경선 성공하려면 ‘돈 공천’ 자정 역량 보여라

입력 2012-08-06 00:00
업데이트 2012-08-06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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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환 전 의원과 현영희 의원을 둘러싼 공천 헌금 수수 의혹으로 인해 뒤흔들렸던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무대가 가까스로 파국을 면했다. 김문수·김태호·박근혜·안상수·임태희 등 대선 예비후보 5명과 황우여 대표, 김수한 대선후보 경선관리위원장 등 7명이 어제저녁 긴급 회동, 4월 총선 공천 부정 여부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전제로 예정된 경선 일정을 재개하기로 한 것이다. 4월 공천 비리 의혹이 대선후보 경선판을 깰 사안인지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비(非) 박근혜 진영의 후보 4명이 경선 일정 재개에 합의한 것은 일단 상식에 부합하는 결정으로 평가된다.

두 현 전·현직 의원이 정말 공천을 대가로 거액을 주고받았다면 이는 이들 비박 주자 4명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공분할 일이고, 마땅히 단죄해야 할 일이다. 다만 일에는 순서가 있다. 의혹을 사고 있는 대로 현 전 의원 등이 돈을 주고받으며 총선 후보직을 사고팔았는지, 또 이들 말고 다른 공천 비리는 없었는지, 나아가 실제로 부정 공천이 이후 당 지도부 구성이나, 대선후보 경선 방식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하나하나 짚어본 뒤에 지금 경선의 정당성 여부를 따져야 마땅하다.

그런 점에서 어제 철저한 진상조사를 앞세우기로 의견을 모은 것은 국민 여론에 상응하는 조치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과제는 지금부터일 것이다. 문제가 된 현영희 의원 공천 헌금 의혹뿐 아니라 제2, 제3의 공천비리가 있지 않았는지 면밀히 따지고 있는 그대로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하는 것이다. 이미 적지 않은 국민은 새누리당이 그토록 깨끗한 공천을 외치고도 이 같은 의혹을 자초한 상황을 맞아 그들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곧이곧대로 듣기가 마뜩하지 않은 지경에 이르렀다. ‘태생이 차떼기당 아니냐. 돈 공천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는 비아냥을 흘려들을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님을 자각해야 한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진상조사위 구성이 중요하다. 각 후보 진영의 대리인 말고 외부인사 5명을 사회적으로 신망이 두터운 인사들로 꾸리는 일부터 해야 한다. 통합진보당의 경선 부정을 손가락질하던 새누리당의 모습을 많은 국민이 기억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2-08-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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