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20년까지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조엘 위트 미국 국무부 전 북한담당관이 워싱턴 특파원 대상 브리핑에서 내놓은 불길한 시나리오다. 미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2015년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 담긴 내용은 더욱 걱정스럽다. 북한이 노동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을 만큼 소형화 기술을 갖췄다고 파악했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에 관한 한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라는 경각심을 가질 때다.
다만 이런 정보가 얼마간 과장됐을 수도 있다. 북한이 머잖아 4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지레 호들갑을 떨며 불안을 증폭시키는 건 우리에게 이롭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북이 사실상의 핵 보유국에 근접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할 순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도 정부의 대응은 느슨하기만 해 보인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6자회담 재개와 관련, 적절한 수준의 비핵화 진정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6자회담이 중단된 이후에도 북이 핵무장을 착착 강화해 왔음을 모르지 않을 텐데도 말이다.
우리의 대응이 보다 입체적이어야 한다. 당장엔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해 북이 최소한 핵동결을 전제로 6자회담 틀 안에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 끝내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최악의 시나리오도 상정할 필요가 있다. 북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어제 박근혜 정부 2년을 평가하며 “북을 해치기 위한 대화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했다. 즉 “남조선이 추구하는 통일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한 제도 통일”이라는 비난이었다. 뒤집어 보면 주민의 삶은 피폐해지든 말든 세습체제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북이 핵 개발에 더 절망적으로 매달릴 것이란 추론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대화와 북핵에 대한 ‘맞춤형 확장 억제’라는 투 트랙으로 접근하는 게 옳다. 남북 간이든, 6자회담 등 다자 회담이든 대화의 물꼬는 터 놔야 한다. 하지만 위트 전 담당관은 “한국 정부가 통일을 얘기하지만 현실적으로 핵무기 50~100개를 보유한 북과 어떻게 통일을 추진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렇다. 한가로이 ‘통일대박’ 타령만 하다 북핵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재앙 그 자체다. 백조가 유유히 호수 위를 떠다니는 동안 물밑의 두 발은 바쁘지 않은가. 북 핵미사일이 발사되기 전 선제 타격으로 무력화하는 킬 체인과 사후 요격용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 구축을 서두를 때다.
다만 이런 정보가 얼마간 과장됐을 수도 있다. 북한이 머잖아 4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지레 호들갑을 떨며 불안을 증폭시키는 건 우리에게 이롭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북이 사실상의 핵 보유국에 근접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할 순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도 정부의 대응은 느슨하기만 해 보인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6자회담 재개와 관련, 적절한 수준의 비핵화 진정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6자회담이 중단된 이후에도 북이 핵무장을 착착 강화해 왔음을 모르지 않을 텐데도 말이다.
우리의 대응이 보다 입체적이어야 한다. 당장엔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해 북이 최소한 핵동결을 전제로 6자회담 틀 안에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 끝내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최악의 시나리오도 상정할 필요가 있다. 북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어제 박근혜 정부 2년을 평가하며 “북을 해치기 위한 대화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했다. 즉 “남조선이 추구하는 통일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한 제도 통일”이라는 비난이었다. 뒤집어 보면 주민의 삶은 피폐해지든 말든 세습체제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북이 핵 개발에 더 절망적으로 매달릴 것이란 추론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대화와 북핵에 대한 ‘맞춤형 확장 억제’라는 투 트랙으로 접근하는 게 옳다. 남북 간이든, 6자회담 등 다자 회담이든 대화의 물꼬는 터 놔야 한다. 하지만 위트 전 담당관은 “한국 정부가 통일을 얘기하지만 현실적으로 핵무기 50~100개를 보유한 북과 어떻게 통일을 추진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렇다. 한가로이 ‘통일대박’ 타령만 하다 북핵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재앙 그 자체다. 백조가 유유히 호수 위를 떠다니는 동안 물밑의 두 발은 바쁘지 않은가. 북 핵미사일이 발사되기 전 선제 타격으로 무력화하는 킬 체인과 사후 요격용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 구축을 서두를 때다.
2015-02-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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