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최근의 유사 언론 문제는 해당 인터넷 언론사에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주요 포털사들도 그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매체 영향력이 전혀 없는 언론사라도 포털과 검색 제휴를 맺게 되면 기사의 영향력은 급상승한다. 그러나 포털은 지금껏 뉴스 제휴 언론사를 늘리는 데에만 집중했을 뿐 양질의 뉴스 보도를 위해 옥석을 가리는 일에는 소홀했다.
현재 포털은 정보중개자의 기능을 넘어 편집권을 행사하는 영향력 있는 언론으로 성장했다. 주요 포털사들이 언론사가 아니라며 아무리 강조한다 해도 그 영향력 면에서 어떤 언론사 못지않은 힘을 가지게 됐다. 따라서 주요 포털사에서는 인터넷 언론의 유사 언론 행태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개선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 포털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만 가장 시급한 두 가지만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최근 유사 언론 행태의 빈도가 높은 매체들에 대해 조속한 시일 내에 ‘검색 제휴 해지’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구성을 언론계에 위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뉴스 검색 제휴 해지를 미루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유사 언론 행태는 전염병처럼 창궐하고 있다. 사이비 매체에 대한 검색 제휴 해지가 갖는 사회적 의미가 크다는 점에서 이 조치는 사이비 인터넷 언론사에 경각심을 환기할 만한 가시적인 방안이며 미룰 수 없는 선결 과제다.
둘째, 포털사에서는 유사 언론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 뉴스 어뷰징(동일기사 반복 전송) 문제를 개선하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언론사에서 어뷰징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사의 조회 수가 광고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언론사들은 비슷비슷한 기사를 다량으로 중복 전송하거나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저널리즘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 포털이 신뢰를 얻으려면 편집 원칙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어뷰징을 방지할 수 있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제시해야 한다. 앞으로 포털은 인터넷 언론사별로 뉴스 어뷰징 결과를 발표하는 동시에 어뷰징 문제를 척결하려는 구체적인 실천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
그동안 포털은 국민들의 사랑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 이제 포털사들이 그 사랑에 보답할 때다. 광고 물량 확보를 위한 전략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저널리즘의 타락을 가장 경계하면서 유사 언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현실적인 방안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포털사들이 그 난제를 풀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2015-08-0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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