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3국 정상회의, 동북아 평화의 출발점/임성남 외교부 1차관

[기고] 3국 정상회의, 동북아 평화의 출발점/임성남 외교부 1차관

입력 2015-11-12 22:42
수정 2015-11-1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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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남 외교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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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 가던 지난 1일 우리나라와 동북아 지역 핵심 국가 간의 올해 정상외교를 일단락 짓는 제6차 한·일·중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3년 반 만에 개최된 이번 한·일·중 정상회의는 동북아 3국 협력 체제의 완전한 복원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클 뿐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경제, 개발협력, 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질협력 증진 방안을 제시하고, 국제사회에 대한 공헌 의지를 확인하는 등 풍성하고 뜻깊은 행사였다. 이번 3국 정상회의 성사를 주도한 우리의 외교적 위상이 높아졌음은 물론이다.

3국 협력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우리는 이번 정상회의의 의미를 3국 관계를 넘어 역내 평화와 협력의 기반 구축이라는 보다 큰 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과 3국 협력 간의 연계성이 다각도로 강화되면서 기반도 한층 공고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주목할 부분은 중·일 양국 지도자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높이 평가하고 환영한 데 이어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한 점이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의 핵심 파트너인 중·일 양국의 지지는 이번 구상 추진에 필요한 정치적 추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또 역내 다른 국가의 적극적 역할을 유도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일·중 3국 간 공조가 보다 용이한 연성 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한 것도 이번 구상의 구체적 실천 사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구체적으로 3국은 지난 10월 제2차 동북아 평화협력 회의 시 원자력 안전, 환경, 재난관리, 보건 등 중점협력 분야에서 협력을 증진하기로 한 것을 평가하고, 관련 고위급 회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또한 재해 예방과 구호능력 제고, 대기오염 등 환경협력 확대, 감염병 등 보건문제 대응을 위한 정보 공유, 기술협력 등에 합의했다. 특히 동북아원자력안전협력회의 등 최근의 진전을 기초로 민간 원자력 안전 분야의 지역협력 프로세스를 증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한 것은 동북아원자력안전협의체 추진을 위한 큰 성과라 하겠다.

또 중요한 것은 3국이 경제적 상호 의존과 정치·안보상 갈등이 병존하는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을 협력 정체의 원인으로 진단하고, 이의 극복을 위해 역내 신뢰·협력의 구축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확인하고 대화와 협력의 프로세스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한 점이다. 아울러 신뢰, 협력, 평화, 번영이라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의 핵심 개념에 기초한 다채로운 협력 방안을 제시해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과 3국 협력 간 연계성을 강화하고 양자 간 시너지 효과가 이뤄지도록 했다. 정부가 제안한 동북아개발은행(NEADB) 설립 구상에 대해 중·일 양국이 주목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도 의미 있는 소득이다.

평화롭고 번영하는 동북아시아는 모든 이의 꿈이지만, 이를 구현하려면 현실에 기반한 계획과 실천이 필요하다. 이번 3국 정상회의는 3국 협력과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연계함으로써 이 구상의 실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다. 이 기회를 살려 우리는 역내 대화, 협력 여건을 강화하고 평화, 번영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3국 협력과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다.

2015-11-1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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