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이러한 ‘재생’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태어난 곳이 성수동이다. 과거에는 서울의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도심 준공업 지역이었지만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점차 활기를 잃어갔다. 그러던 중 2014년 서울형 도시재생 시범 사업 선정으로 이곳에 재생 바람이 불면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낡은 공장과 빈 물류창고엔 젊은 예술가들이 하나둘 자리잡으며 성수동만의 이색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최근 커피계의 애플로 불리는 블루보틀커피도 한국 진출 첫 출발을 성수동에서 시작할 정도로 성수동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주목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성동구는 현재 성수동, 마장동, 송정동, 사근동, 용답동 등 총 6개 구역이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지정돼 서울에서 가장 많은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이다. 각 지역 환경에 맞게 저마다의 색깔로 갈아입으며 새로운 재생 이야기를 써 가고 있다.
당장은 이런 변화들이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재개발과 달리 도시재생은 전후 변화를 눈으로 바로 확인하기 어려운 면이 있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은 마치 심폐소생술과 같다. 생명력을 잃어 가고 있는 도심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어 도시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드는 과정이다. 삶의 터전인 도시에 활기가 넘치면, 도시를 이루고 있는 주민들 심장도 함께 뛴다. 도시는 사람들이 더불어 살기 위해 만든 공간이기에 도시재생은 사람을 남기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역량 있는 지역 주민을 남겨 자생력을 갖고 지역 발전을 주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는 것이다. 물리적인 부분뿐 아니라 ‘사람과 공동체의 가치’를 품은 인본적인 도시재생으로 나아가야 한다.
2019-05-1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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