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무가지’ 단상/정기홍 논설위원

[길섶에서] ‘무가지’ 단상/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3-04-29 00:00
수정 2013-04-2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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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입구에서 늘 ‘무가지’를 쥐여주던 그 아저씨는 요즘 보이지 않는다. 한동안 그곳에서 신문을 나눠줬던 터라 꽤 낯익은 얼굴이었다. “무가지 시장이 심한 불황이라고 하던데…” 그러고 보니 지하철 객차 안에서 무가지를 모아 가져가던 할아버지들의 발길도 뜸해졌다.

무가지는 10년 전 호황을 누리던 스포츠지를 누르고 지하철 신문시장을 평정했고, 지하철 가판대까지 퇴출시킨 장본인이다. 그런 무가지가 이제는 스마트폰에 자리를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인간사에서 패한 것은 사라진다더니, 무가지를 두고 하는 말일 듯싶다. 최근 ‘OO녀’ ‘OO남’ 등 해괴한 지하철발 동영상물이 사라진 것도 젊은이들이 스마트폰에 열중하기 때문 아닐까 싶지만….

지하철은 오늘도 쉼없이 달린다. 연어떼 같은 무리를 담고 버리며, 달리고 또 서기를 반복하며…. 그토록 붐비는 전동차 안을 비집고 폐지 수집차 무가지를 낚아채 가던 그 할아버지들은 이젠 무얼 할까. 출근길 배포대에서 힘없어 보이는 무가지 하나를 집어 본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3-04-2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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