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행운의 동전/정기홍 논설위원

[길섶에서] 행운의 동전/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5-01-08 17:56
수정 2015-01-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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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계천의 동전 던지는 곳에서 지난 한 해 건져 낸 동전이 8000만원이라고 한다. 행운을 빌며 던져 본 동전들이다. 평소 지나며 무심했는데 액수를 접하니 적이 놀랍다. 복원이 완료된 2005년부터 모인 총액은 2억 3000만원에 이르고, 입소문을 타면서 투척하는 돈은 늘고 있다. 동전의 국적도 50~60개국이나 되는 모양이다. 일본 동전이 제일 많았는데 최근에 중국 돈에 1위 자리를 내놓았다. 특이한 것은 태국 돈이다.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대개 여행에서 남겨 온 동전일 것이다.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트레비분수에 동전을 던져 본 적이 있다. 여행 가이드의 말은 엄숙하고 장황했다. “분수대를 등지고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로….”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첫 동전과 두 번째, 세 번째 동전의 의미는…”이라는 설명에 귀가 쫑긋해진다. 첫 번째 동전이 로마를 다시 방문한다는 것인데, 다음은 사랑과 이별의 동전이라 세 번을 던져야 찜찜하지 않다. 가벼운 재밋거리이고 지나 보면 추억이 된다. 청계천 동전엔 얘깃거리가 없다. 소원을 빌고 이웃 돕기에 쓰인다는 것뿐이다. 트레비분수 동전 던지기가 괜히 샘난다. 개천변 빨래하던 이야기인들 어떤가 싶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5-01-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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