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설화(舌禍)/정기홍 논설위원

[씨줄날줄] 설화(舌禍)/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4-05-27 00:00
수정 2014-05-27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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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촉·오의 삼국시대 때 위나라의 기틀을 다진 조조는 언제나 암살당할 걱정을 지니고 살았다. 급기야 ‘자신은 꿈을 꾸다가 사람을 죽이는 버릇이 있다’는 꾀를 낸다. 조조가 낮잠을 자던 어느 날, 시종이 이불이 흘러내린 것을 보고 다가섰다가 죽임을 당한다. 조조는 “나의 실수였다”며 통곡을 했지만 조조의 모사(謀士) 양수는 이를 간파한 뒤 발설해 미움을 사게 된다. 재능이 특출한 양수가 ‘입방정’으로 조조의 눈 밖에 난 사례는 말의 중요함을 논할 때 더러 인용된다.

양수의 ‘말 실수’는 이 말고도 더 있다. 조조가 진상품으로 들어온 양의 가공 젖을 한 모금 맛본 뒤 단지 뚜껑에 ‘일합’(一合)이라 써놓고 자리를 떴다. 이를 본 양수는 “일합(一合)은 일인일구(一人一口·한 사람에 한 입)이니 갈라 먹으라는 승상의 뜻”이라며 한 숟가락씩을 나눠 먹었다. 조조는 겉으로 웃어 넘겼지만 속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은 불문가지다. 양수는 결국 ‘계륵’(鷄肋·닭의 갈비) 사건이 빌미가 돼 참수된다. 덕이 부족한 탓에 조조가 자기를 시기하는 줄을 몰랐던 것이다. 삼국지연의에는 ‘총명한 양수여, 입을 열면 사방이 놀랐고, 영웅들의 으뜸이 됐네…. 참수를 당한 것은 재주 때문’이라 적고 있다. 역사가들은 그를 재능만 믿고 말을 떠벌리다가 주군의 손에 죽는 불우한 천재로 묘사한다.

비슷한 설화 사례는 자고이래로 많다. 19세기 초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1세의 즉위 날에 시위를 일으킨 주동자 콘드라티 릴레예프는 사형대 밧줄에 목이 매였으나 줄이 끊어지면서 살았다. 그는 “러시아는 밧줄 하나 못 만든다”며 조롱하다가 다시 형장에 선 채 이슬로 사라졌다. 당시 러시아에서는 교수형 집행 과정에서 살아난 사람은 ‘하늘의 뜻’이라며 살려주는 게 관례였다. 18대 대선 때 정동영 후보의 ‘노인 비하’사례도 있고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는 철없는 10대 아들의 ‘미개한 국민’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다. 일본 총선 때에는 아소 다로 자민당 후보가 ‘돈 없으면 결혼도 하지 마라’고 말해 50년을 이어온 자민당이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적도 있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이 최근 비공식 자리에서 ‘세월호 민간잠수사의 일당’을 언급해 구설에 오르고 있다. 그는 “시신을 빨리 수습하려면 구조활동비를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개인적인 말”이라고 해명했지만 잘못된 말이다. 그의 ‘말실수’는 처음이 아니다.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했다지만 ‘장관의 라면 계란’ 등의 실언이 잇따랐다. 청와대 ‘입’의 감각 문제다. ‘입은 화를 불러들이는 문이요,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라는 말이 있다. 양수의 잦은 나섬과 말실수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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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최민규 의원(국민의힘, 동작2)은 지난 12일 활발하고 책임감 있는 의정활동을 인정받아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수여하는 제17회 우수의정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지방자치 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의원 가운데, 정책 역량과 현장 중심 의정활동에서 모범을 보인 의원을 선정해 매년 우수의정대상을 수여하고 있다. 최 의원은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소속으로 재난·안전, 교통, 건설 현안 전반을 아우르며 시민 안전을 최우선에 둔 정책 제안과 조례 발의, 행정사무감사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현장 점검과 제도 개선을 병행하는 실천형 의정활동을 통해 안전 사각지대 해소와 행정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해 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 의원은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와 현장의 문제를 외면하지 말라는 의미로 주신 상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안전과 일상을 지키는 의정활동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최 의원은 2022년 서울Watch 주관 시민의정감시단이 평가한 제1회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23년에도 서울시의회 출입기자단이 실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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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4-05-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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