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과 고소영 화보
여성 모델계의 대표 주자격인 고소영(32)과 전지현(23)이 모처럼 동종 브랜드 CF로 매력을 겨루고 있다.

이번에 두 스타가 맞붙은 종목은 샴푸 CF다. 전지현은 LG생활건강의 엘라스틴 CF로, 고소영은 애경산업의 케라시스 CF로 ‘내가 최고의 머릿결 미인’임을 자랑한다.

이제는 활동 영역 및 겨냥하는 소비자층의 중복으로 세대 차를 가늠할 수 없지만, 한 때 두 스타는 30대와 20대를 대표하는 ‘여신’으로 손꼽혔다. 광고계에서 고소영은 ‘전지현의 성숙한 버전’으로, 전지현은 ‘젊은 고소영’처럼 여겨졌다. 압도적인 미모와 매력으로 유독 광고 분야에서 빛을 발하는 것도 이들의 공통점이다.

흥미롭게도 이 둘의 동종 CF 경쟁은 ‘여신급 모델이 광고에서 사는 방법’을 보여준다. ‘빅모델 만능주의’는 걸핏하면 불거져나오는 비판의 화두다. 그럼에도 스타 모델을 향한 광고계의 사랑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두 CF는 그 이유도 알려준다.

나이를 잊은 미모는 여신의 생명!

엘라스틴 CF와 케라시스 CF는 두 스타가 오랜만에 광고 현장에 복귀한 따근따근한 광고들이다. 전지현은 지난 6월초 개봉된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이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어학연수를 하며 휴식을 취하다가 귀국해 지난달 엘라스틴 CF를 촬영했다.

고소영 역시 근 6개월만에 케라시스 CF로 촬영의 공백을 깼다. 3~6개월동안 CF 촬영을 멈추었다는 사실을 일반인들이 체감하기란 어렵다. 이 둘의 출연 광고는 계속 방송을 탔기 때문. 그러나 고소영, 전지현을 전속모델로 쓰는 광고 제작진에게는 조바심 나는 일이다. 그 사이 혹시 보석같은 미모에 변화라도 생겼으면 어떡하나란 걱정이 들어서다.

프로의 근성일까. 두 스타가 몇년째 광고 시장에서 대접을 받는 비결 하나는 어제가 오늘같은 미모의 관리 덕분이다. 오히려 전지현과 고소영은 두 광고에서 예전보다 더 군살이 빠지고, 샴푸모델로는 필수인 윤기 나는 머릿결을 자랑해 촬영장에서 만난 스태프를 안도케 했다.

친근함은 노(NO)! 공주로 모셔라!

두 CF는 공교롭게도 전지현과 고소영을 가까이하기 어려운 존재로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프리미엄 샴푸시장의 넘버 1 브랜드인 엘라스틴은 4년동안 전지현과 ‘동거’해왔다. 이제는 엘라스틴 하면 전지현이 생각난다. 이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 이번 광고는 전지현이 인상파 회화 속에서 머릿결을 휘날리며 살아나는 영상으로 별다른 제품 자랑 없이 고급스러운 이미지만 표현하고 있다. 마치 여신의 탄생을 보는 것 같다.

그런가하면 케라시스 CF는 고소영에게 공주 역을 부여했다. 아름다운 성에서 ‘공주’ 고소영이 등장하면 유명 헤어스타일리스트들이 케라시스로 고소영의 머리를 단장해준다는 게 광고 내용이다.

두 CF의 메시지는 다르지 않다. ‘모델을 닮고 싶으면 제품을 사라’는 것. 눈높이를 맞추는 친근함 대신 두 모델은 우러러보고 싶은 선망의 감정을 자극한다.

광고는 모델의 매력을 극대화한 영상을 통해 뇌쇄적인 표정으로 ‘엘라스틴 했어요’라고 눈을 내려까는 전지현이나, ‘당신도 공주가 될 수 있다’는 고소영에게 설득력을 부여한다.

모델이 핵심인 이들 광고에 대해 ‘아이디어의 부재’를 운운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본래의 미모에 포장기술까지 보탠 두 여신의 유혹을 거부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조재원기자 j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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