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의 순항은 계속될까.

소지섭, 임수정<br>K2TV ‘미안하다, 사랑한다’
K2TV 미니시리즈 ‘미안하다, 사랑한다’(이경희 극본·이형민 연출)는 지금까지 비교적 순조로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월화안방을 휘어잡았던 ‘오! 필승 봉순영’의 바통을 이어받아 지난 8일 첫 방송에서 16.1%라는 무난한 시청률(TNS미디어코리아 집계·전국기준)로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고, 이후 시청률 신장세가 기대만큼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드라마 주인공들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미사폐인’도 등장하며 마니아층 확보에 성공했다.

일단 이 드라마는 극적인 성격이 강한 줄거리보다 주역캐릭터들의 개성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소지섭과 임수정은 극중 배역 이름을 딴 ‘무(무혁)-채(은채)커플’로 인기를 모으고 있고, 무혁의 힙합스타일과 은채의 히피패션도 주인공의 인기에 힘입어 주가가 높다.

여기에 은채의 언니와 동생으로 나오는 숙채(옥지영)·민채(정화영)가 감초 역할을 해 드라마에 웃음을 더하고 있다. 무혁의 생모 오들희로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나선 이혜영의 연기도 돋보이고, 연기자로 변신한 서지영의 조연 연기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스타들의 얼굴로만 밀고 나가기에는 드라마의 흡인력이 부족하다. 지난해 ‘상두야 학교가자’로 화려하게 입봉한 이형민 PD는 6회가 넘어간 현재까지도 드라마 고유의 색깔을 잡아가지 못하고 있다. 전작의 맛깔스런 연출이 아쉬운 형편이다. 특히 잦은 교차편집 부분에서 스토리전개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내기 탤런트 정경호에게 무혁의 배다른 동생으로 은채를 지켜주려는 주인공 최윤 역을 맡긴 것도 무리한 캐스팅이라는 중평. 전반적으로 연출자가 전작보다는 고민을 덜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게다가 쟁쟁한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오! 필승 봉순영’을 뒤이은 연착륙이 위기로 이어질 지도 모르는 상황이 됐다. 22일 첫 방송을 시작한 STV 월화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최완규 손은혜 극본·이진석, 이장수 공동연출)의 위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태희 김래원이 그리는 애절한 사랑이야기에 세계 최고 명문대 하버드라는 이국적인 배경이 더해져 방영 전부터 큰 화제가 돼 왔다. 볼거리로만 치면 빠질 것이 전혀 없다. ‘미사폐인’들도 인터넷게시판에서 “‘~하버드’로 인기가 넘어가지 않을까 염려된다”며 내부단속에 나설 정도다. 또 고전을 면치 못하던 MTV 대하드라마 ‘영웅시대’도 2기에 돌입하면서 복병이 됐다. ‘영웅시대’는 2기 주연들인 최불암 정욱 유동근의 안정된 연기력에 힘입어 시청률 15%대로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결국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동시간대에서 정상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얼마나 극적 완성도를 높이는 가가 관건이다. ‘미사’가 라이벌들의 공세를 물리치고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성경기자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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