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수 최초 옥스퍼드 재학생 상대로 영어 강연

싸이 트위터 제공
글로벌 스타 싸이의 열강이 영국 명문 옥스퍼드 대학 캠퍼스를 뜨겁게 달궜다.

7일(현지시간) 영국에 도착해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옥스퍼드 강단에 선 싸이는 춤과 노래가 아닌 영어 강의로 큰 감동을 선사했다.

특별 강의장인 옥스퍼드 유니언 강연회장에 모인 300여명의 옥스퍼드 재학생들은 도전과 결단을 주제로 한 싸이의 강연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예정시간보다 20여 분 늦게 등장한 싸이는 이날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한가한 스케줄을 보내던 한국의 평범한 가수에 불과했다”고 말문을 연 다음 ‘강남스타일’이 성공하기까지 가수로서의 힘겨운 도전 과정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그는 “미국 유학 시절 부모 몰래 음악으로 진로를 바꾸고 작곡자와 가수로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고비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매번 어려운 결단도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싸이는 “15살 때 TV에서 처음 보고 충격을 받은 록그룹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가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며 “가수로 성공하기에는 용모가 부족했지만 엉뚱함 속에서 즐거움을 선사하려는 노력을 통해 이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데뷔 시절 PD의 관심을 끌려고 수백명이 앉아있는 방송국 사무실 한복판에서 큰 소리로 노래하며 춤을 춘 일화를 소개하는 과정에서는 청중의 폭소가 끊이질 않았다.

그는 ‘강남스타일’의 성공에 대해서는 “최대한 우스꽝스러워지려고 했던 노력이 언어의 벽을 넘어 세계인들에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인 가수로서의 고민과 포부도 밝혔다. 그는 ‘강남스타일’이 유튜브로 퍼지면서 미국에서 계약 제의를 받았을 때 “서구 음악을 영어로 따라 하기보다는 한국어 노래로 승부하는 가수가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2월에 나올 새 음반도 한국어와 영어를 반반씩 섞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공개했다.

그는 또 ‘강남스타일’의 성공은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며 “이런 성공이 더 이어진다면 행복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한 것에 행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은 싸이의 재치 넘친 발언이 이어지면서 시종 웃음이 끊이질 않는 경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싸이는 직접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가르치고서 학생들과 음악에 맞춰 단체로 춤을 추는 것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강연에 참석한 옥스퍼드 재학생 조엘린 힝(20)씨는 “싸이가 그렇게 많은 도전을 극복하고 성공을 이룬 사실이 큰 감명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대학 한국인 유학생 이리나(21)씨도 “옥스퍼드 유니언 강연은 보통 무거운 내용이 많은데 시종 유쾌한 분위기에서 진행돼 즐거웠다”며 “한국 가수로서 세계무대에서 성공 행진을 이어가는 싸이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싸이의 이날 강연은 이 대학 재학생 자치기구이자 토론클럽인 옥스퍼드 유니언의 초청으로 1시간 넘게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매주 열리는 유니언 공개 강연은 역대 영국 총리와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테레사 수녀, 달라이 라마, 마이클 잭슨 등 명사들이 거쳐 간 권위 있는 행사로 이름이 높다.

싸이는 영국 방문에서 ITV 토크쇼 등 방송 출연 일정을 소화한 뒤 11일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MTV 뮤직 어워드 시상식에 참석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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