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내 마음의 크레파스’

지난달 우리나라 야구계에 한 편의 영화와도 같은 감동 실화가 펼쳐졌다. 전교 51명에 불과한 산골마을 중학교가 제43회 대통령기 전국중학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은 이들의 영광을 멈추게 했다. 3학년 선수들이 고교 진학을 위해 학교를 떠나게 된 것이다. 11~12일 오후 5시 35분 방송되는 SBS ‘내 마음의 크레파스’는 위기에 놓인 경남 양산시 원동면의 원동중학교 야구부 이야기를 소개한다.

SBS ‘내 마음의 크레파스’는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큰 화제를 낳았지만 고교 진학을 앞둔 3학년 선수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경남 양산 원동중학교 야구부의 이야기를 소개한다.<br>SBS 제공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원동중은 전교생이 20여명으로 줄어 폐교 위기에 놓였다. 학교의 체육교사와 교직원, 양산시 야구협회는 학교를 살릴 묘안으로 야구부 창단을 떠올렸다. 지역에서 야구선수로 뛰던 초등학생들이 졸업 후 대도시로 진학하는 불편을 없애고 학교도 살리자는 취지였다. 야구부 창단 소식이 알려지자 대도시로 가려던 초등학교 선수들과 다른 지역의 중학교 야구부 선수들이 하나둘씩 모였고 2011년 3월 야구부가 창단됐다. 지역 주민들과 지역 사회 야구단도 숙소와 차량을 지원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힘을 보탰다.

창단 초기에는 연패라는 뼈아픈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들에게 소원은 딱 1승만 거둬보는 것. 소년들은 이대호 선수의 은사인 신종세 감독과 그의 아들인 신민기 코치와 함께 비좁은 운동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마침내 전국중학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부산 개성중학교에 5대4로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들의 영광은 잠시뿐이었다. 양산에는 야구부가 있는 고등학교가 없어 3학년 선수들은 야구를 계속하기 위해 전학을 가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다른 지역 야구부로 진학하려면 6개월 이상 해당 지역에 체류해야 한다는 고등학교 입학 체육특기자 전형 때문에 선수들은 하루빨리 원동중학교를 떠나야 한다. 3학년 선수 6명이 떠나면 야구부에는 1학년 3명과 2학년 11명, 총 14명밖에 남지 않는다. 우승의 주축이었던 3학년 없이는 지난 대회에서의 우승 신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학교를 떠나야 하는 3학년도, 이들과 헤어지는 1, 2학년과 일반 학생들 모두 아쉽기만 하다. 원동중학교 야구부는 과거의 영광을 이어가기를 꿈꾸며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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