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와 계약 김현수, ‘정대현부터 윤석민까지’ 한국선수와의 악연 끝내기 역할

‘볼티모어와 계약 김현수’

프로야구 선수 김현수(27)가 미국프로야구(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공식 계약에 성공했다.

볼티모어는 24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김현수와 2년 총 700만 달러(약 82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볼티모어의 댄 듀켓 부사장은 “김현수의 견고함(내구성)에 큰 감명을 받았다”면서 “지난 10년간 KBO리그 정규리그에서 치른 전체 경기 수의 98%를 소화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현수는 한국 최고 타자로, 프리미어 12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힐 정도로 국제 대회에서도 좋은 기량을 뽐냈다”면서 “한국의 ‘철인’으로 타격, 수비, 주루 실력은 물론 좋은 팀 동료가 될 자질을 갖춘 김현수를 영입하게 돼 만족스럽고, 그로 인해 팀의 공격력이 나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볼티모어의 외야를 책임지게 된 김현수가 그동안 이어진 볼티모어와 한국 선수들의 ‘악연’을 청산하는 역할까지 해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골수 메이저리그 팬들을 제외하고는 한국 야구팬들에게 생소한 구단이던 볼티모어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2011년 11월 말이었다.

당시 SK 와이번스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여왕벌’ 정대현은 볼티모어와 입단 합의를 했으나 신체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돼 입단이 무산됐다.

2년 전에는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투수였던 윤석민이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었으나 마이너리그 생활만 하다가 KIA 타이거즈에 복귀한 적도 있다.

이같은 악연은 한국 아마추어 선수와도 이어졌다. 2012년 초 대구 상원고 2학년생이었던 좌완 투수 김성민은 볼티모어와 전격적으로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는 대한야구협회에 등록된 학생 선수 중 졸업학년 선수만이 국내외 프로구단과 접촉할 수 있게 한 규정을 어긴 불법 계약이었다.

결국, 대한야구협회는 볼티모어 구단에 공식 항의서한을 보냈고, 김성민에게는 무기한 자격정지의 중징계가 내려졌다. 결과적으로 한국 야구는 촉망받는 유망주 투수 한 명을 잃었다.

그동안 볼티모어와 악연을 쌓은 선수는 모두 투수였다. 우투좌타의 외야수 김현수에게는 다른 결과가 기대된다.

특히 자타가 공인하는 동물적인 컨택트 능력과 파워, 수비력을 두루 갖춘 ‘타격기계’ 김현수는 볼티모어와 한국 선수의 악연을 끊을 수 있는 가장 신뢰할만한 무기다.

볼티모어 지역 신문인 ‘볼티모어 선’에 따르면 김현수는 내년 정규리그 초반에는 6~7번의 하위 타순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선수 영입과 관련해 숱한 시행착오를 반복한 볼티모어 구단이 김현수가 부담 없이 편하게 메이저리그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수가 그동안 한국 선수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던 볼티모어를 ‘기회의 땅’으로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볼티모어 페이스북

뉴스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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