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국가’ 스위스는 “몰락 중”

‘모범국가’ 스위스는 “몰락 중”

입력 2010-02-07 00:00
수정 2010-02-0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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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셰인 前장관 뉴스위크 기고

 20세기 글로벌 ‘모범국가’(Model nation) 스위스가 최근 문호 폐쇄 정책이 잇따르고 외국인 혐오 분위기 등이 확산되면서 자유와 조화의 대표국가라는 명성이 퇴색하고 점차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영국 노동당 의원이자 유럽담당 장관을 역임한 데니스 맥셰인은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 기고를 통해 “스위스가 다양한 민족과 언어,종교,계층이 섞여 살면서도 분열과 분쟁 없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1등 국가’로서 대접받아 왔지만 지금은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6일 이 잡지에 따르면 스위스는 1차 세계대전 이후 주요 인사들의 정치적 망명지나 안식처 역할을 해 왔다.볼테르나 제임스 조이스,레닌 등은 스위스 망명자 중 대표적인 인물이다.

 스위스의 개방성과 자유,민주주의 정치는 제네바를 세계의 수도로 만들었다.국제연맹과 국제적십자사,유엔 기구들이 자리 잡고 있고 세계의 주요 평화 조약들이 스위스에서 맺어졌다.레이건과 고르바초프는 냉전 종식을 위한 첫 만남을 스위스에서 가졌다.매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이 스위스에서 열리는 것을 누구나 당연시할 만큼 글로벌 중심 국가로 자리잡아 왔다.

 맥셰인 전 장관은 그러나 지금 스위스 도시들은 지저분해지고 열차는 연착하기 일쑤이며 고속도로는 항상 공사 중이고 스위스 정치인들은 과거와 달리 지역적 이해에 묶여 편협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최근에는 독일 등 외국인 교사와 의사들의 스위스 취업을 제한하는 조치가 잇따르며 내부 민족주의적 색채가 강해지고 있다.

 그는 “외국인을 혐오하는 포퓰리스트들이 외국인을 배척하고 문호를 폐쇄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스위스가 점점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유럽의 일개 소국이 돼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계 스위스인들은 지금 독일어를 배우려 애쓰지 않고 있으며 독일계 스위스인들은 프랑스어 배우기를 중단했고 스위스의 제2 외국어는 지금 스위스의 4개 공용어가 아닌 영어”라며 “스위스가 통합과 조화의 나라라는 명성을 잃어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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