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탁란 위해 매 모습으로 진화

뻐꾸기, 탁란 위해 매 모습으로 진화

입력 2011-04-18 00:00
수정 2011-04-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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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란(托卵)의 고수 뻐꾸기는 알을 떠맡기려는 숙주 새에게 겁을 주기 위해 매와 닮은 모습을 갖도록 진화하기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가 17일 보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진은 기생 새 뻐꾸기와 숙주 새 개개비와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 개개비들이 새매를 닮은 뻐꾸기를 덜 공격하며 덕분에 뻐꾸기가 방해받지 않고 쉽게 개개비의 둥지에 알을 낳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행동생태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뻐꾸기와 새매의 모습이 매우 비슷하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것이지만 이런 모방의 효과가 밝혀지기는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두 새의 배 부분 줄무늬는 특히 놀라울 정도로 똑같다고 밝혔다.

뻐꾸기는 개개비 등 다른 새들의 둥지에 알을 낳아 육아의 수고를 남에게 떠맡기는 것으로 악명 높지만 우선은 둥지 주인의 공격을 받지 않아야 무사히 목표한 둥지에 알을 낳을 수가 있다.

연구진은 탁란 대상이 아닌 박새와 푸른박새가 뻐꾸기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는데도 새매만큼이나 뻐꾸기를 두려워하는데 주목해 뻐꾸기의 외모가 숙주새에게 겁을 주기 위해 진화한 것인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했다.

이들은 개개비 둥지 부근에 박제 뻐꾸기와 박제 새매를 놓아두고 배 부분을 흰 천으로 가리거나 천을 치운 뒤 개개비들의 반응을 관찰했는데 개개비들은 줄무늬가 드러났을 때 질겁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연구진이 뻐꾸기의 배 줄무늬를 가리자 이 박제 새에 대한 개개비들의 공격이 심해졌다.

연구진은 이는 뻐꾸기가 새매를 흉내 냄으로써 개개비의 둥지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음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이는 뻐꾸기와 개개비 간의 진화적 군비 경쟁 가운데 일단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뻐꾸기는 탁란할 숙주 새의 알과 구별이 안 될 정도로 같은 모양의 알을 낳으며 부화한 뻐꾸기 새끼는 숙주 새의 새끼와 같은 소리로 우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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