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타이완 무기판매 보복시사 “남중국해 문제, 국제화 말라” 印·日 등 역내활동도 맹비난
중국이 타이완과 남중국해 문제로 미국 및 주변국과 각을 세우고 있다.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F16 A/B 전투기 성능 개량 사업 확정과 관련, 중국 국방부는 미국과의 고위층 군사 교류 중단을 공언했다. 남중국해 문제를 국제화하려는 필리핀과 일본의 시도에도 ‘경고음’을 보냈다.중국은 곧 미국과의 일부 군사 교류를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중국 국방부 겅옌성(耿雁生)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또다시 미국의 대(對)타이완 군사 무기 판매를 비난한 뒤 “양국 군 사이에 계획된 고위층 교류와 연합훈련 등이 반드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어떤 보복성 조치를 취할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겅 대변인은 지난 23일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의 요청으로 이뤄진 천빙더(陳秉德) 중국 군 총참모장과의 전화통화 내용도 일부 공개했다. 멀린 합참의장이 타이완에 대한 무기 판매에 ‘변명’했으나 천 총참모장이 중국의 엄중한 입장을 다시 한번 전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군사 분야를 제외한 양국 간 교류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상하이의 동방조보가 29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미 재무부의 테러·금융담당 데이비드 코언 차관이 중국을 방문해 27일 우하이룽(吳海龍)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와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방부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겅 대변인은 “중국은 난사(南沙·스프래틀리)군도와 부근 해역에 대해 논쟁할 여지가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면서 “남해(남중국해) 문제를 국제화하려는 시도는 일을 더 복잡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7일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 총리와 필리핀의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남중국해 문제를 논의한 데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일본의 ‘동아시아 해양포럼’(가칭) 제안 움직임에 대한 대응으로도 보인다. 겅 대변인은 “주권 분쟁과 관계없이 남해에서의 항해 자유는 보장된다.”면서도 “이를 핑계로 한 어떤 내정 간섭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들어 미국이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인도와 베트남이 남중국해 유전 공동 개발에 합의하는가 하면 일본과 필리핀이 실질적인 군사협력을 시도하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전날 “일부 강대국은 중국의 굴기(우뚝 섬)를 핑계 삼아 아시아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군사력에 기대야만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1-09-30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