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사망 한달> 中단둥엔 北보따리상 아직 뜸해

<김정일사망 한달> 中단둥엔 北보따리상 아직 뜸해

입력 2012-01-14 00:00
수정 2012-01-1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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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교역 재개됐으나 北통제 여전”김정일 생일 지나 2월 중순에야 활기 되찾을 것”

북한 교역의 최대 거점인 중국 단둥(丹東)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적지 않은 경제적 타격을 받았다.

북·중 무역의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단둥-신의주 간 교역이 전면 중단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한 달 가까이 된 14일 찾은 단둥은 표면상 완전히 정상을 되찾은 듯 보였다.

토요일이라 문을 닫은 단둥 해관은 북한으로 들어갈 물자를 가득 실은 수십 대의 대형 트럭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해관이 정상 운영되는 16일 서둘러 통관 수속을 밟으려고 미리 대기하는 차량이었다.

대북 무역상들은 “김 위원장 사망 이후에도 북·중 교역이 완전히 중단됐던 것은 아니지만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통관이 통제됐다”며 “애도 기간이 끝나면서 국가기관 간 교역은 종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북한이 강성대국의 해인 올해 완공하겠다고 공언한 평양 10만 호 건설을 서두르면서 건설용 자재가 많이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이 필요로 하는 물품은 들어가고 있지만 북한의 대중국 수출은 제한적이다.

북한의 대표적인 수출품인 무연탄이나 철광석의 중국 반입이 지금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대북 무역상들의 전언이다.

민간 교역도 여전히 김 위원장 사망 직후와 비슷한 통제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공공기관 명의를 차용, 중국에서 생필품 등을 수입하는 북한 민간 무역상들의 움직임은 아직도 김 위원장 사망 이전만큼 활발하지 못하다”며 “북한 당국의 통제가 풀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추도기간 귀국했던 북한 무역상 가운데 일부는 아직 복귀하지 않았으며 북한 관료들의 출장도 여전히 통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 무역상은 “연말 정산해야 할 것이 많은데 귀국한 북한 파트너가 돌아오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며 “해마다 연초에 나오던 관료들도 아직 소식이 없다”고 전했다.

하루 통행증을 끊어 단둥을 오가며 물품을 구매해가는 북한 보따리상들의 발길도 뜸한 편이다.

북한인들이 많이 찾는 단둥 해관 부근의 상가들은 “김 위원장 사망 직후 모습을 감췄던 북한인들이 더러 오긴 하지만 예전만은 못하다”며 “김 위원장 생일인 2월 16일 이후에나 완전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무역상들이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이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위안화 금지 등의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지는 등 잠재적 불안 요소가 여전하다고 판단, 대북 교역에 소극적인 것도 북·중 교역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한 대북 무역상은 “지난해 10월 북한 화폐 가치가 폭락했다”며 “북한 내부 상황에 따라 심각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현찰 거래만 할 생각”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외부 출입을 삼갔던 단둥 거주 북한인들도 북한이 정했던 추도 기간이 보름여나 지났지만 여전히 근신하는 모습이다.

북한인들이 많이 찾던 한 식당 주인은 “애도 기간이 끝난 뒤 북한 사람이 하루 2-3명씩 찾고 있다”며 “많을 때는 20여 명 이상 몰려오던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될만큼 적은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추도 기간이 지나면서 문을 연 북한식당들은 2-3일 전부터 공연도 재개하며 완전히 정상을 되찾았으나 단둥 역 부근의 고려식당 등 일부는 아직도 ‘영업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을 걸고 문을 닫고 있었다.

대북 소식통들은 “애도기간이 지났지만 북한 내부는 지금도 추도 분위기여서 무역이나 인적 교류가 제한적”이라며 “해마다 그랬던 것처럼 김 위원장 생일이 지나고 북한의 신년 사업계획이 확정돼야 북·중 교역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지도체제가 들어선 북한이 제시하는 정책에 따라 북·중 교역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북한의 노선이 확인될 때까지 중국의 무역상들이 대북 투자나 교역에 신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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