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불법도청파문, 총리 ‘승마게이트’로 불똥

英 불법도청파문, 총리 ‘승마게이트’로 불똥

입력 2012-03-03 00:00
업데이트 2012-03-0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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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머런 총리, 뉴스인터내셔널 고위층과의 승마교제 인정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더 선’의 취재원 불법도청 파문이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승마 게이트’로 번질 태세다.

캐머런 총리는 2일(현지시간)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영국 내 미디어 총괄회사인 뉴스인터내셔널의 최고경영자(CEO)와 사적으로 만나 승마를 즐겼다는 의혹이 제기된지 사흘 만에 이를 시인했다.

승마 동반자는 불법도청 사실이 드러나 폐간한 ‘뉴스오브더월드’의 전 편집장이자 뉴스인터내셔널의 CEO 레베카 브룩스 부부로, 캐머런 총리는 이들 부부가 임대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경찰마에 탔던 사실도 인정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 중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 브룩스 부부와 승마한 것은 사실이며, 브룩스 부부가 소유한 여러 마리 말을 탔고 이 중에 문제의 말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확인이 늦어져 혼선과 오해를 빚은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승마는 총리 선임 전의 일이며 재임기간에 브룩스 부부와 승마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레베카 브룩스의 남편이자 언론 칼럼니스트인 찰리 브룩스는 이튼스쿨 동창”이라며 “오랜 친구이자 지역구 유권자인 브룩스 부부와의 만남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캐머런 총리의 이 같은 시인은 정치권력과 유력 언론의 유착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캐머런 총리가 뉴스오브더월드를 비롯한 뉴스인터내셔널의 조직적인 불법도청 행위를 사전에 알고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노동당의 해리엇 하먼 의원은 “뉴스인터내셔널의 취재원 도청이 이뤄지는 동안 총리가 해당 언론사 편집장의 남편과 어울렸다는 사실 앞에 국민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며 “뉴스인터내셔널 최고경영진과 어떤 유착 관계가 있는지 총리 스스로 솔직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의 톰 왓슨 의원은 “이번 추문은 유력 미디어와 권력이 어떻게 유착될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번 승마 스캔들은 레베카 브룩스에 대한 불법도청 수사에서 브룩스가 스코틀랜드 경찰로부터 경찰마 ‘라이사’를 2008년부터 2년간 특혜 임대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라이사는 지난 2008년부터 2년간 브룩스 부부에 임대돼 이들 부부 소유의 코츠월즈 농장에서 승마용으로 활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2010년 총선을 앞두고 스코틀랜드 경찰로 반환됐으나 수개월 뒤 죽었다.

뉴스오브더월드는 지난해 7월 휴대전화 불법 도청 사실이 드러나면서 폐간됐으며 뉴스인터내셔널의 CEO 레베카 브룩스는 사임한 뒤 체포된 바 있다.

뉴스오브더월드와 더선의 기자, 편집자, 임원 등 전 현직 직원들에 대한 사법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머독의 차남인 제임스 머독은 뉴스인터내셔널 회장직에서 최근 사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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