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주석 당대회 연기 제안… ‘상왕’ 장쩌민 제동

후주석 당대회 연기 제안… ‘상왕’ 장쩌민 제동

입력 2012-04-20 00:00
업데이트 2012-04-20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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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 여파’ 中지도부 내홍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상왕(上王) 격인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동의를 얻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를 실각시켰으며, 또 이를 핑계로 권력교체가 이뤄지는 18차 당대회 개최를 연기하려 했으나 무산됐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국의 반체제 뉴스 사이트 보쉰(博訊)이 19일 보도했다.

척결 동의설과 당대회 연기설이 불거진 전말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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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의 중앙정치국원 직위 박탈이 확정되기 직전인 지난 9일 최고지도부 9명은 베이징 시산(西山)에서 보시라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베이징에 온 장 전 주석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후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보시라이가 일부 상무위원과 결탁해 오는 10월로 예정된 18차 당대회에서 차기 주자인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을 몰아내기 위한 음모까지 꾸몄다며 보시라이의 모든 직위를 박탈하고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쩌민 계열인 저우융캉(周永康) 정법위 서기와 우방궈(吴邦国) 인대위원장 등은 반대했다.

장 전 주석은 의외로 후 주석의 손을 들어 줬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메가톤급 반격이 뒤따랐다.

장 전 주석은 “시 부주석을 아끼는 후 주석의 마음을 알겠다.”고 운을 뗀 뒤 “시 부주석을 몰아내기 위한 음모가 가능한 것은 당·정·군 3개 주요 부문에 대한 권력이양이 온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만큼 후 주석은 권력교체가 이뤄지는 이번 18차 당대회 때 당 총서기직은 물론 군사위원회 주석직도 물려주겠다고 선포하는 게 좋겠다. 그게 진정 시 부주석을 위하는 길”이라고 제안했다.

후 주석은 이에 “보시라이 사건으로 권력이양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한 만큼 18차 당대회가 제대로 치러질 수 있도록 개회 시기를 연기하는 게 좋겠다.”고 받아쳤다.

그러나 장 전 주석은 “당 대회가 연기되면 사람들은 중국에 진짜 무슨 일이 생겼다고 생각할 수 있고 이는 시진핑을 음해하려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벌어 주는 것인 만큼 당대회는 제때 여는 게 바람직하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신화통신은 ‘보시라이 사건은 정치투쟁이 아니다’란 제하의 사설에서 “명백한 형사 사건을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정치투쟁으로) 보고 있지만 수사 결과가 곧 나오면 모든 것이 명백해질 것”이라며 당대회 연기설을 일축했다. 앞서 영국의 BBC는 홍콩 인터넷신문 명경(明鏡)을 인용해 당대회 연기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후 주석은 권력에 욕심이 없기 때문에 18차 당대회 때 군사위원회 주석직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7일 보도했다.

한편 보시라이 스캔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최후 판결이 나오지 않으면서 보시라이 집안을 둘러싼 온갖 낭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보시라이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는 골수암을 앓고 있으며 앞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이 1~2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BBC 중문사이트가 홍콩 스탠더드 신문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구카이라이가 암을 앓게 된 직후부터 도처에서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으며, 보씨 집안으로부터 피살된 헤이우드와는 영국에서 동거 생활도 하는 등 분명히 연인 관계였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2012-04-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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