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美수녀들, 갈등 깊어진 이유는

교황청-美수녀들, 갈등 깊어진 이유는

입력 2012-06-02 00:00
업데이트 2012-06-0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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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단체, ‘교리위반’ 주장 반발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오던 미국 수녀단체와 이에 불편한 심경을 보여왔던 로마 교황청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최대의 수녀 단체인 ‘여성 종교리더십 콘퍼런스(LCWR)’는 1일(현지시간) 교황청이 LCWR을 비판하며 내놓았던 조사보고서가 투명성 부족이라는 절차적 결함 속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LCWR은 워싱턴DC에서 사흘간에 걸친 회의와 기도를 끝낸 뒤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보고서는 교계 사회 전체에 걸쳐 파문을 일으켰고 고통을 불러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교황청은 지난 4월 LCWR이 낙태와 같은 핵심 이슈들에 대한 교리를 제대로 설파하지 않은 채 가톨릭 신앙과 양립할 수 없는 일부 급진적인 여권신장론자들의 주장을 홍보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교황청은 이런 조사 결과를 근거로 이 수녀단체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을 시애틀교구의 피터 사테인 대주교를 비롯한 3명의 대주교에게 실시하도록 명령했었다.

LCWR은 이날 성명에서 “(교황청의) 이런 평가는 근거가 없는 비난”이라면서 “(LCWR에 대한) 처벌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LCWR은 또 로마 교황청의 신앙교리성에 오는 12일 이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LCWR은 미국 수녀의 80%가량인 5만7천명의 수녀가 소속돼 있다.

이 수녀단체는 그동안 동성애 결혼에서부터 보수적인 교회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다.

일부 수녀들은 피임 문제에 대해 가톨릭 교회가 완화된 입장을 내놓을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는가 하면 여성도 사제로 임명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교황청의 LCWR 비난 보고서가 나온 이후 LCWR을 지지하는 일반 시민들의 교황청에 대한 항의도 잇따랐다.

지난 수주간 보스턴, 시카고, 댈러스,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내 주요 도시의 교회 밖에서 LCWR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고, LCWR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와 정비를 지시한 명령을 철회할 것을 교황청에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5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LCWR에 대한 전면 조사와 개혁 임무를 부여받은 사테인 대주교는 수녀 단체와 로마에서 대화를 가지겠다는 원칙적 입장만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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