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또 ‘학살극’…”200명 이상 숨져”

시리아 또 ‘학살극’…”200명 이상 숨져”

입력 2012-07-14 00:00
수정 2012-07-1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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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새 최대 규모‥정부·반군 서로 책임 미뤄SNC, 안보리 제재 결의 촉구…러’ 반대로 ‘난항’

지난 5월 민간인 100명 이상이 희생된 ‘훌라 학살’로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던 시리아에서 또다시 잔혹한 학살극이 벌어졌다.

시리아 야권 활동가들의 주장대로 사망자가 200명이 넘는다면 반정부 시위가 이어진 16개월 래 최악의 대량 학살에 해당된다.

그러나 정부군과 반정부 세력은 이번 학살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고 있다.

시리아 야권 최대 망명 연합체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는 유엔에 구속력 있는 대(對)시리아 제재 결의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난항이 예상된다.

◇”사망자 200명 넘어”…대부분 민간인 = 시리아 야권 활동가들은 12일(현지시간) 정부군이 중부 하마의 트렘사 마을을 공격해 2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다만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델 라흐만 소장은 트렘사 마을의 규모를 고려할 때 희생자는 150명 정도로 추정된다면서도 이 정도로도 지금까지 학살에 의한 인명피해로는 최대라고 말했다.

사망자 대부분이 민간인으로 탱크와 헬리콥터를 동원한 정부군이 한차례 포격을 가한 뒤 친정부 민병대 샤비하가 뒤이어 공격을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라흐만 소장은 “희생자 가운데 반군도 수십 명 포함됐다”고 말했다.

하마 혁명위원회는 같은날 성명을 내고 “타람셰에서 220명 이상이 숨졌다”면서 “대부분이 탱크, 헬리콥터, 중화기의 폭격과 약식 처형으로 희생됐다”고 밝혔다.

야권 활동가들도 포격으로 숨진 사람도 많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머리에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이번 학살의 희생자라며 17구의 남성 시신이 담요가 깔린 콘크리트 바닥 위에 놓여 있는 영상을 13일 공개했다.

아랍권 위성채널 알아라비야는 시리아 정부군이 전날 새벽 6시 탱크와 헬리콥터를 동원한 무차별 폭격을 시작해 반군 색출을 명목으로 민간인 공격을 오후 9시까지 계속했다고 보도했다.

하마 지역 활동가 아부 가지는 이날 스카이프 위성 통화에서 “인구 7천명의 작은 마을 트렘사가 지금은 텅 비었다”면서 “모든 주민이 숨지거나 피란길에 올랐다”라고 전했다.

중부 도시 하마에서 15km 떨어진 트람세는 인근 쿠베이르와 같이 주민 대부분이 수니파인 농촌마을이다.

트람세를 비롯한 하마 지역에서는 이날도 정부군의 공격이 이어져 수십 명이 사망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정부·반정부 세력 서로 책임 미뤄 = 시리아 국영 TV는 전날 트람세에서 무장테러단체와의 충돌로 정부군 3명이 숨졌다고만 보도했다.

국영 뉴스통신 사나도 정부군과 무장테러단체 사이에 충돌이 있었다고만 밝혔을 뿐 학살이나 사망자 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나는 오히려 “테러리스트와 결탁한 일부 언론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앞두고 반(反) 시리아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트렘사 마을 학살을 공모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비난 여론이 고조되자 시리아 정부군은 뒤늦게 테러단체 소탕을 위한 특수작전을 수행했지만 민간인을 죽이지는 않았다고 해명에 나섰다.

군 대변인은 이날 “트렘사에서 테러단체의 은신처를 소탕하고 다수의 테러리스트를 사살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민간인 희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작전 수행 후 테러분자 색출 작업을 벌이던 중 테러리스트들이 붙잡아 처형한 많은 시신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반정부 야권 세력은 이번 학살의 배후로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를 지목하며 유엔 안보리의 대시리아 제재 결의 채택을 촉구했다.

SNC는 “광란의 유혈 사태를 막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무력사용을 규정한 유엔 헌장 7장의 구속력 있는 단호한 결의가 조속히 채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AL) 공동특사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하마 인근 트렘사 마을에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대포와 탱크, 헬기 등 중화기가 동원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고 소름이 끼쳤다”며 이번 학살을 규탄했 다.

아난 특사는 또 안보리에 보낸 서한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유엔이 승인한 평화 중재안을 또 어겼다”면서 “중재안을 무시하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신호를 당장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안보리 제재 논의‥러’ 반대로 난항 예상 = 유엔 안보리 주요 회원국 대표들은 12일(뉴욕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시리아 사태 논의를 위한 회의를 열었다.

러시아와 서방 측이 각각 제안한 대시리아 결의안을 놓고 1차 논의를 벌였으나 서로의 견해가 엇갈려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아사드 정권에 대한 제재를 포함시키자는 서방의 제안에 러시아가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알렉산드르 판킨 유엔 주재 러시아 부대사는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있지만 이것(제재)은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이는 레드 라인(넘을 수 없는 한계선)”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카틸로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시리아에 대한 제재는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한편 시리아의 무슬림형제단은 아난 특사는 물론 아사드 정권의 우방인 이란과 러시아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이번 학살을 초래한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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