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밀집지역 등 200만가구 정전 사태…워싱턴DC 체감온도 44℃
미국 수도 워싱턴DC을 비롯한 동북부 지역에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간) 밤늦게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갑작스럽게 내리면서 인명ㆍ재산 피해가 잇따랐다.30일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폭풍으로 버지니아주(州) 6명을 비롯해 지금까지 최소 9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거주하는 90대 여성은 자신의 집에서 자고 있던 중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가 집을 덮치면서 목숨을 잃었으며, 인근 스프링필드의 한 남성은 운전 중에 나무가 차량으로 날아들어 숨졌다.
또 뉴저지주 피츠그로브에서는 가족 캠핑을 하던 소년 2명이 텐트를 덮친 소나무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이와 함께 버지니아주의 한 경찰이 공원에서 쓰러진 나무에 부상했으며, 18세 남성은 날아든 송전선에 부딪혀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사상자가 속출했다고 경찰 당국은 밝혔다.
예고없이 발생한 폭풍으로 폴스처치, 맥클린, 애난데일 등 한인 밀집지역을 포함해 북부 버지니아의 약 200만가구가 정전되고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됐으며, 인근 도로 곳곳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수도권 전력회사인 ‘펩코’의 미라 오펠 대변인은 “우리 전력시스템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단됐다”면서 “정전사태는 분명히 며칠간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공원의 철제 담이 무너지고 무대장치가 쓰러졌으며, 수도권 전철에도 피해가 발생했다고 WP는 전했다.
워싱턴DC와 필라델피아를 오가는 철도 ‘암트랙(Amtrak)’의 운행이 일시 중단됐고, 메릴랜드주 베테스다에서 이날 예정된 ‘AT&T 골프 토너먼트’ 3라운드 경기도 연기됐다.
시속 70~80마일(112~128㎞)에 달하는 강풍과 함께 번개, 폭우가 함께 몰아닥친 심야 폭풍으로 이밖에 노스캐롤라이나, 인디애나, 오하이오, 웨스트버지니아 등 인근 주에서도 피해가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오하이오주 핀들레이에서는 트레일러 3대가 강풍에 전복됐고, 웨스트버지니아주는 50여만 가구가 정전되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특히 이날 폭풍은 같은날 워싱턴DC와 버지니아 북부 등의 낮 기온이 40℃에 달하는 등 폭염 직후에 찾아와 주민들을 더 당혹케 했다.
이날 워싱턴DC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서 측정한 낮 최고기온는 화씨 104도(40℃)로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으며, 체감온도는 화씨 112도(44.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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