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무능에 정보은폐까지”…간부 항의사표

“IMF, 무능에 정보은폐까지”…간부 항의사표

입력 2012-07-21 00:00
업데이트 2012-07-21 17:2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도일 선임 이코노미스트 “글로벌금융·유로존 위기 경고 정보 은폐””뒤늦고 수동적인 역할…IMF와 20년 인연 창피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20년간 근무한 베테랑 이코노미스트가 세계 금융위기와 유로존 위기의 경고 신호를 IMF가 은폐했다고 비판하며 사표를 제출, 파문이 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피터 도일 IMF 유럽국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샤쿠르 샬란 집행이사 등에게 보낸 사직서에서 IMF가 세계 금융위기 및 유로존 위기와 관련된 정보를 은폐해 제때 경고를 보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도일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경고 실패는 IMF가 무능했기 때문만은 아니라면서 위기가 이미 “한참 사전에 감지됐으나 오히려 여기서 은폐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의적절한 (위기) 경고는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IMF가 경고를 못한 것은 최악의 실패”라면서 “이는 결국 그리스 등의 고통을 가져왔고 유로화를 위기로 몰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IMF는 지난 2년간 유로존을 벼랑 끝에서 구하려는 필사적인 노력 과정에서 뒤늦고 수동적인 역할만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도일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가장 기본적인 수준의 실패”라며 “20년간 일한 뒤 IMF와 인연을 맺은 것에 대해 창피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일 이코노미스트는 또 IMF가 글로벌 경제의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은 ‘유럽 편향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IMF 총재 선출 과정을 봐도 명확하다며 지난 10년간 이 과정은 “너무나 명백히도 형편없는 수준이었다”라고 혹평했다.

또 “현직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도 때가 묻었다. 그녀의 성별, 순수성, 기백도 선출 절차의 근본적인 불합리성을 만회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IMF와 세계은행(WB)이 1945년과 그 이듬해 잇따라 설립된 이후 IMF 총재는 유럽 출신으로,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 출신으로 각각 추대하는 게 일종의 불문율로 여겨져 왔다.

특히 최근 전임 총재 3명은 모두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도중에 그만뒀다.

지난 2004년 호르스트 쾰러 총재가 독일 대통령에 출마하기 위해 사임했고, 후임인 로드리고 라토 총재는 임기 중반인 2007년 개인적 사유를 들어 돌연 물러났다.

또 라토 총재의 뒤를 이은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총재는 지난 5월 미국 뉴욕의 호텔에서 호텔 직원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혐의로 체포된 뒤 퇴진했다.

CNN은 도일 이코노미스트가 이스라엘과 비(非) 유로존 국가인 스웨덴 및 덴마크 등을 담당했으며 IMF 내부에서 신망이 높은 전문가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윌리엄 머레이 IMF 대변인은 도일 이코노미스트의 발언이 IMF 공문서에 잘 기록돼 있다며 “그의 의견을 비롯해 어떤 의견도 은폐됐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