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서 ‘외교·안보’ 이슈는 뒷전·무관심

美대선서 ‘외교·안보’ 이슈는 뒷전·무관심

입력 2012-08-13 00:00
업데이트 2012-08-1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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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니의 라이언 낙점은 ‘국내·경제’ 집중 의도 오바마 외교 정책 우위도 유권자는 “관심 없어”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폴 라이언 하원의원(위스콘신)을 낙점함에 따라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외교·안보·국방 이슈는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나게 됐다.

롬니는 물론 라이언도 외교·국방 정책을 거의 다뤄본 적이 없고 군 복무 경험도 없는데다 공화당이 라이언 카드를 선택함으로써 보수층 결집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실정(失政)’에 대한 공격으로 대선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보여줬다.

미국 유권자들도 테러리즘과의 전쟁이나 이란·북한 핵개발, 시리아 사태 등보다는 실업, 세율, 재정 적자, 건강보험 개혁법(오바마케어) 등의 현안에 관심을 집중하는 게 사실이다.

◇ 외교·국방보다는 경제 = 미국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12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이 롬니-라이언 후보보다 외교 정책에서 우위에 서게 됐지만 큰 이점은 누리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롬니는 11일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 걸프전에 동원된 전함 USS 위스콘신호 옆에서 라이언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그러나 롬니나 라이언 모두 군에서 복무한 적이 없다.

오바마와 바이든도 군에 가지 않았지만 오바마는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고 이라크 철군을 결정했으며 상원의원일 때 외교위원회 소속이었다.

바이든도 상원에서 외교위원장을 지내면서 외교 정책에 광범위하게 관여했다.

주지사와 사업가로 롬니는 이런 경험을 얻을 기회가 거의 없었고 라이언은 하원의원으로서 예산 현안에 집중했다.

둘은 부통령 후보 지명 이후 합동 유세에서 엄청난 국방비 예산 삭감 계획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나 외교 현안을 거의 거론하지 않았다.

라이언이 “미국이 자유와 안보를 빼앗길 불확실한 길에 놓여 있다”고 근접한 발언을 했으나 그뿐이었고 테러리즘 위협이나 국제 관계에서 미국의 일반적인 입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문제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퓨리서치가 지난달 조사한 바로는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가 일자리(33%), 건강보험(22%), 적자 예산(19%), 사회 안전망(11%) 등이었으며 ‘기타/모름’은 2%에 불과했다.

국방, 외교, 테러리즘은 리스트 어디에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롬니든오바마든 선거 연설에서 이에 대해 많이 얘기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폴리티코는 진단했다.

◇ 라이언의 외교 정책 = 미국 외교 전문 매체인 포린 폴리시(FP)는 같은 날 라이언의 과거 발언을 토대로 외교·국방 이슈에 대한 그의 관점을 조명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알렉산더 해밀튼 소사이어티의 외교 정책 연설에서 “미국은 자유에 있어 어느 시대, 어떤 국가보다도 강대국”이라며 “미국의 리더십이 없다면 세계는 훨씬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고립주의에 대한 반대와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 미국이 세계를 이끌고 세계의 운명을 떠안는 국가의 위치에 있다는 논리)에 대한 신봉을 보여주는 표현이다.

재정 정책이 실패하면 최대 강대국으로서의 지위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 문제에 대해서는 롬니보다는 덜 강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롬니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라이언도 세계가 중국이나 러시아에 의해 이끌리는 것 자체를 거부하고 중국의 표현의 자유 제한, 강압적 인구 조절, 불공정한 경제 정책을 비판해왔다.

그는 이머징 마켓인 브릭스(BRICS), 특히 인도와 브라질에 대해서는 미국과 핵심 원칙 및 이해가 같다면서 관계 개선을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라이언은 올해 공화당 대통령 경선 후보들이 그랬듯이 ‘아랍의 봄’과 관련해 “오랫동안 압제에 억눌린 국민들이 자유라는 기본 욕구를 위해 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문제에서는 일찌감치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으며 글로벌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그만두거나 빠져 나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 전쟁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면 앞으로 10년간 1조달러를 아낄 수 있다는 그의 평가는 나중에 민주당과 백악관에 의해 채택됐다.

국방 예산 삭감과 관련해 라이언은 지난달 발표한 ‘번영으로 가는 길’에서 50억달러에 달하는 국무부의 국제 지원 예산 등을 줄이면 군비를 그만큼 더 쓸 수 있다고 밝혀 격렬한 논쟁을 일으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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