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강공 선회…中日갈등 새 국면

中 강공 선회…中日갈등 새 국면

입력 2012-09-11 00:00
수정 2012-09-1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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댜오위다오 실력 행사 속 ‘전방위 보복’ 전망

일본의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 열도) 국유화 방침에 중국이 영해 기선 선포라는 강수로 대응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도부에서부터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일본에 참을 만큼 참아줬다’는 목소리가 팽배해 향후 일본에 대한 전방위 보복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日에 ‘분노의 화살’ = 댜오위다오 매입 결정을 계기로 중국 당·정 및 국민의 비난 화살이 일본 정부를 향하게 됐다는 점이 우선 눈여겨볼 대목이다.

사유지인 댜오위다오의 일부 섬을 국유화하자는 아이디어는 원래 일본의 우익 정객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이시하라 지사는 4월 도쿄도가 나서 댜오위다오를 사들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애초 이런 움직임을 일개 정치인의 돌출 행동으로 치부하면서 국교 수립 40주년을 맞는 중일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주력했다.

중국은 관영 매체를 앞세워 이시하라 지사를 맹렬히 공격하면서도 중일 관계의 큰 틀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지속적으로 주입시켰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지난 24일 이시하라 지사를 ‘중일 관계의 독소’라고 규정하면서 양국이 미래를 위해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칼럼을 실은 것이 대표적이 사례다.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베트남명 쯔엉사군도),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군도<西沙群島>·베트남명 호앙사군도), 황옌다오(黃巖島·필리핀명 스카보러 섬) 등 영유권을 놓고 베트남, 필리핀과 일촉즉발의 갈등을 벌이던 중국 정부로서는 분쟁 전선을 동중국해로 확전시키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내 우익 여론의 득세 속에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가 도쿄도를 대신해 댜오위다오의 3개 무인도를 직접 사들이겠다고 나서자 중국은 잇따라 경고음을 내왔다.

급기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9일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 한편에서 노다 총리와 만나 “일본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여간해서는 직설적 표현을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후 주석의 표현치고는 매우 강경한 경고였던 셈이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최고 지도자인 후 주석의 경고에도 노다 내각이 아랑곳하지 않고 댜오위다오 매입 ‘강행’에 나선 것에 격앙된 분위기가 팽배하다.

◇中 댜오위다오 ‘실력 행사’ 예고 =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중국은 댜오위다오 영해기선 선포를 계기로 강도 높은 실력 행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우선 검토되는 조치는 중국의 해감선(海監船·해양감시선)과 어정선(漁政船·어업지도선)을 수시로 댜오위다오 해역에 진입시켜 일본의 실효 지배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영해기선을 선포한 10일 정부 성명에서 향후 댜오위다오 해역에서 상시적인 감시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천명했다.

일본의 실효 지배를 인정하지 않는 중국은 해감선과 어정선을 이따금 접근시켜 댜오위다오를 국제 분쟁 지역으로 부각시키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중국 선박들은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저지에 나서면 정면 충돌을 피하고 물러기를 반복했다.

중국이 일본이 주장하는 댜오위다오 12해리 영해에 진입하는 ‘도발’을 감행한 것은 지난 7월 11일 한 차례 뿐이었다.

그러나 중국이 댜오위다오에 직선기선을 긋고 영해 범위를 명확히함에 따라 향후 해감선과 어정선을 대거 투입해 거꾸로 일본 순시선에 ‘퇴거’를 요구하는 공세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군사적으로도 중국은 동중국해에서 댜오위다오 탈환을 가정한 무력시위 성격의 훈련을 벌임으로써 일본에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댜오위다오에서 군사 충돌이 발생할 경우 향후 중일 관계는 물론 동북아 정세에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인민해방군 정규부대를 댜오위다오 분쟁에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외교·경제 전방위 보복 이어질 듯 = 이 밖에도 중국은 외교·경제 등 각 분야에서 일본에 보복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외교 관례상 양자 관계가 틀어질 때 고위층 교류와 각종 인적 교류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상대국에 불만을 전달하는 경우가 잦았다.

중국은 올해 초 이시하라 지사가 댜오위다오 매입 방침을 밝히고 모금 운동을 시작하자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의 일본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위구르족 독립운동 단체인 ‘세계 위구르회의(WUC)’의 회의 개최를 허용하자 군부 실력자인 궈보슝(郭伯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의 방일 계획을 백지화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일본이 신경 쓰는 부분은 경제 분야의 보복 조치다.

2010년 9월 일본 순시선과 충돌한 중국 어선 선장 잔치슝(詹其雄)이 체포되면서 댜오위다오 분쟁이 격화하자 중국은 일본의 첨단 제품 생산에 필요한 희토류 수출을 끊는 경제 보복 조치로 일본의 ‘백기 투항’을 받아낸 전례가 있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비관세 장벽을 통해 일본산 제품의 수출을 제한하고 일본 기업의 중국 내 생산 활동 및 투자에 제약을 가하면 중국 경제 의존도가 상당한 일본 경제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된다.

아울러 전국적인 반일 시위 및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을 조장하거나 방치하는 것도 중국이 쓸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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