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근본주의 세력 “미국과 협력 중단” 촉구
미국에서 제작된 ‘이슬람 모욕’ 영화 한 편 때문에 중동권에서 반미 분위기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이집트 수도 카이로와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는 11일 오후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이 이슬람 과격 시위대의 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한 ‘무슬림의 순진함(Innocence of Muslims)’이라는 타이틀의 영화가 이슬람 창시자이자 예언자인 무함마드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미국 공관에 난입하고 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집트 최대 이슬람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은 전날 대규모 시위에 이어 오는 14일 이 영화에 반대하는 전국 시위를 열기로 했다.
이들은 12일 성명을 통해 무함마드에 대한 모욕을 규탄하기 위해 전국에서 시위하자고 촉구했다고 이집트 일간 알 아흐람이 보도했다. 성명은 시위대가 카이로 주재 미국 대사관에 난입, 성조기를 훼손하고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가 무장 세력이 살해된 다음날 나온 것이다.
이 단체는 전국 모스크에서 예배를 마친 뒤 평화적인 시위를 열겠다고 했지만, 반미 감정이 거센 탓에 다시 한번 대규모 반미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무슬림형제단이 창단한 자유정의당도 문제의 영화는 “인종차별적인 범죄이자 이슬람과 기독교간 종파 갈등을 일으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살라피스트들은 미국이 이 영화에 대한 실질적인 조처를 하기 전까지 어떠한 협력도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살리피스트는 전날 카이로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주도한 세력이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 영화는 최고 가치의 인권을 침해하는 부도덕한 쇼”라며 미국과 시오니스트(이스라엘)의 연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문제의 영화는 이스라엘계 미국인 샘 바실이 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이 영화감독은 WSJ와 인터뷰에서 “이슬람교는 암(cancer)과 같다”며 이슬람교는 혐오스러운 종교라고 언급했다.
바실은 영화 제작을 위해 100명의 유대인 기부자로부터 500만 달러를 모금했으며,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3개월 동안 배우 60명, 스태프 45명과 함께 2시간짜리 작품을 만들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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