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 석방 문제 시간에 맡길 것””노벨문학상 수상은 개인이 받는 것”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중국 소설가 모옌(莫言.57)이 정부의 검열이 다른 사람의 명예훼손 방지 등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중국 정부와 밀월 관계를 유지해 일각에서 비난을 사는 모옌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상 시상식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검열은 진실을 말하는데 끼어들어서는 안 되지만,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모욕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모옌은 그의 작품 활동에 중국 당국의 검열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지 여부는 매우 어려운 문제”라며 사람들은 이 문제에 의견을 갖기 전에 “먼저 온라인으로 가서 중국의 웹사이트를 둘러봐야 한다”라고 에둘러 말했다.
그는 자신도 검열에 반대하지만 “검열은 모든 국가에 존재한다. 유일한 차이는 정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유롭지 않은 환경에 있는 사람도 창조적일 수 있다. 핵심은 작가가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가다”라고 강조했다.
모옌은 수감 중인 중국 민주화 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의 석방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이미 내 입장을 표명했다”라고 말했다.
모옌은 지난 10월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류샤오보가 조속히 석방되기를 바란다고 밝혀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시 류샤오보 석방에 대한 희망을 피력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판단을 시간에 맡길 것”이라며 이 문제에 적극 개입하지는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류샤오보가 지난 2010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을 때에는 보도하지 않은 반면에 모옌이 이번에 문학상을 받자 그를 국가적인 영웅으로 환영해 대조를 보였다.
류샤오보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으며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한 ‘08헌장’ 서명을 주도했다가 국가전복선동 혐의로 2009년 크리마스에 징역 11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아울러 모옌은 중국 작가에게 노벨 문학상이 돌아간 것에 대한 국내외의 비판적 시각과 관련해 “노벨 문학상은 작가 개인에게 주는 것이지 나라에 주는 것이 아니다”라며 “노벨 문학상 수상은 개인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상은 정치상이 아니라 문학상”이라며 “나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문학의 승리이지 정치의 승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