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청 혐의 기소된 브룩스 187억 원 받아

언론재벌 머독 소유의 뉴스 인터내셔널이 불법도청 혐의로 기소된 전 최고경영자(CEO)에게 거액의 퇴직보너스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BBC는 뉴스 인터내셔널이 공개한 2012회계연도(2011.8월∼2012.7월) 결산보고서를 인용, 레베카 브룩스 전 뉴스 인터내셔널 CEO가 사임한 이후 1천80만 파운드(약 187억 원)를 받았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금액은 불법도청 파문 이후 사임한 대가라고 BBC는 설명했다.

브룩스 전 CEO는 뉴스코프의 영국 내 신문사업 총괄법인인 뉴스 인터내셜 산하의 일요판 대중지인 ‘뉴스 오브 더 월드’와 ‘더 선’의 편집인을 지낸 뒤 뉴스 인터내셔널의 CEO에 올랐다. 이후 뉴스 오브 더 월드가 불법 도청으로 자진 폐간한 직후인 지난해 6월 CEO에서 물러났다.

지난 7월 영국 검찰청은 불법도청 스캔들 수사 발표를 통해 19명의 혐의자 중 브룩스와 앤디 컬슨 전 총리보좌관 등 8명을 기소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기소된 8명 중 브룩스 CEO를 포함한 7명은 도청 스캔들로 자진 폐간한 뉴스 오브 더 월드 소속 직원으로 2000~2006년 피해자 600명의 휴대전화를 불법 도청에 연루된 혐의가 적용됐다.

머독 일가의 최측근인 브룩스는 2002년 납치 살해 사건 피해자인 밀리 다울러 양의 휴대전화를 도청하는 등 3건의 혐의를 받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보좌관을 지낸 컬슨도 뉴스 오브 더 월드 재직 시절 4건의 도청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됐다.

뉴스 인터내셔널은 또 2012회계연도에 불법 도청과 관련해 이미 제기된 법적 소송들에 드는 비용과 손해보상금으로 1천750만 파운드(약 303억 원)를 계상했다.

돈을 받은 개인들에는 다울러의 부모와 가수 샤롯데 등이 포함돼 있다고 BBC 방송은 설명했다.

뉴스 인터내셔널은 이번 회계연도에 1억5천300만 파운드(약 2천647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뉴스 오브 더 월드 폐간에 따른 손실액은 4천660만 파운드(약 772억 원)로 이중 절반 이상이 도청과 관련한 법적 소송 관련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더 타임스의 편집인 제임스 하딩도 사임을 발표했다. 후임은 선데이 타임스의 편집인 존 위드로로 예상된다고 이 방송은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