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법원 “업무의 연장으로 정부가 보상해야”
17일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호주 연방법원은 최근 연방정부의 한 여성 공무원이 정부기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가 당한 부상은 업무수행 과정에서 입은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치료비 보상 청구를 거부한 정부기관의 결정은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30대 후반의 이 여성 공무원은 2007년 11월 공무차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한 소도시로 출장을 갔다가 자신이 머물던 모텔로 남자친구를 불러내 저녁식사를 한 뒤 성관계를 가졌다.
그런데 성관계 도중 침대 옆 벽에 걸려 있던 유리등이 이 여성의 얼굴로 떨어지는 바람에 코와 입 언저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두 사람 모두 무엇 때문에 이 유리등이 떨어지게 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진술했으나 성관계에 몰입한 나머지 격렬한 동작을 하다가 유리등을 건드리게 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출장에서 돌아온 이 여성 공무원은 업무수행 중 부상했다며 연방정부 산하 공무원산업재해보상기구에 치료비 보상을 청구했으나 이 기구는 “업무수행 중 입은 부상이라 볼 수 없다”며 보상을 거부했다.
그는 호주중앙행정심판위원회(AAT)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AAT 역시 “성관계는 샤워나 취침, 식사 등과 같이 공무출장 중에 일상적으로 행하는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공무원산업재해보상기구의 결정을 옹호했다.
그러나 이 여성 공무원은 AAT의 결정에도 승복하지 않고 사건을 연방법원으로 끌고 갔고 5년여의 법정투쟁 끝에 결국 승소했다.
연방법원 전원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출장 중이던 지역의 모텔에서 밤에 섹스를 했든, 카드게임을 했든 상관없이 모두 업무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법원의 원고 승소 판결에 대해 공무원산업재해보상기구는 “항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유사한 사례에 미칠 파장이 크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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