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잉사는 시장에 ‘보잉 787’을 선보일 때만 해도 신소재를 도입해 기체가 가벼워졌고 연료 효율이 좋아졌다며 ‘드림라이너’라는 이름을 붙였다. 상당수 부품은 일본 업체가 공급했다.
일본은 이를 내세워 다른 나라보다 한발 앞서 2011년 11월에 도쿄-홍콩 노선에 보잉 787기를 투입하며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보잉 787기는 취항 직후부터 계기판 결함을 시작으로 브레이크 문제, 연료 누출, 배터리 폭발 등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켰다.
미·일 항공 당국이 기체 결함인지, 운용상 문제인지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16일 전일본공수(ANA)의 야마구치발 도쿄행 보잉 787기가 비행 도중 기내에 연기가 들어차 긴급 착륙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세계 최초로 보잉 787기를 취항했다고 자랑하던 ANA는 이 사고를 계기로 보유 중인 동일 기종 17대의 운항을 전면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보잉 787기의 잦은 사고에 대해 일본 전문가들은 전기 계통의 문제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에 사고가 난 ANA 보잉 787기의 경우 조종실 밑에 있는 전자기기실(電子機器室)에서 처음 연기가 새어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메인 배터리를 담아두는 곳이다.
보잉 787기는 취항 전 시험 비행을 할 때에도 배전반에서 불이 나 개발기간이 연장되는 등 전기 계통이 취약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이 때문에 ANA의 기체 인수도 예정보다 3년 이상 지연됐다.
일본 항공평론가인 아오키 요시모토(靑木謙知)씨는 “(전자기기실의) 배터리 자체나 주변의 배선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추측했다.
ANA 기장을 지낸 항공평론가 마에네 아키라(前根明)씨도 “시험 비행시 문제도 그렇고, 이번 사고도 그렇고 전기계통의 문제가 원인인 것 같다”며 “신형 기종은 초기 고장이 잦기 마련이지만 787기는 그 정도가 아니라 전기계통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문지 ‘항공저널’의 전 편집장인 나카무라 히로미(中村浩美)씨는 “전기 계통이나 연료 누출 등 매우 작은 부분에서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 구조상 문제라기보다는 개별 제조 공정이나 품질관리에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보스턴 로건 공항에서 일어난 일본항공(JAL) 보잉 787기의 연료 누출 사고와 이번 사고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아오키씨는 보스턴 사고의 경우 보조동력장치(APU)용 배터리에서 불이 났지만, APU는 원칙적으로 비행 중에는 사용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고와는 관련이 적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마에네씨는 “보스턴 공항에서 일어난 연료 누출의 원인은 밸브였고, 밸브도 결국 전기로 움직인다”며 보잉 787기가 전체적으로 전기 계통의 문제를 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당국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태도가 바뀌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전까지는 “새로 만든 기종에 흔히 있는 초기 불량 아니냐”거나 “설계를 변경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번에는 조사팀을 파견해 전면 조사에 착수하는 등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사고 원인이 전기 계통의 문제로 밝혀지더라도 책임이 부품 공급 업체에 있는지, 아니면 제작사인 보잉사에 있는지 가려내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금까지 일어난 보잉 787기의 모든 문제를 전기 계통의 결함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책임이 제조사인 미국 보잉사와 일본 부품 업체 중 어느쪽에 있는지는 양국의 진상 조사 결과가 나와야 밝혀질 전망이다.
한편 한국은 이번 소동에서 한발 비켜나 있다. 한국 항공사가 보잉 787를 아직 한 대도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일본이 도입한 보잉 787-800기의 후속 기종인 보잉 787-900기를 주문해놓았지만, 2016년 이후에나 도입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사고의 원인이 모두 밝혀지고 대책이 마련된 뒤에야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예 주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일본지역본부 관계자는 “보잉 787기의 도입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일본은 이를 내세워 다른 나라보다 한발 앞서 2011년 11월에 도쿄-홍콩 노선에 보잉 787기를 투입하며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보잉 787기는 취항 직후부터 계기판 결함을 시작으로 브레이크 문제, 연료 누출, 배터리 폭발 등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켰다.
미·일 항공 당국이 기체 결함인지, 운용상 문제인지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16일 전일본공수(ANA)의 야마구치발 도쿄행 보잉 787기가 비행 도중 기내에 연기가 들어차 긴급 착륙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세계 최초로 보잉 787기를 취항했다고 자랑하던 ANA는 이 사고를 계기로 보유 중인 동일 기종 17대의 운항을 전면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보잉 787기의 잦은 사고에 대해 일본 전문가들은 전기 계통의 문제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에 사고가 난 ANA 보잉 787기의 경우 조종실 밑에 있는 전자기기실(電子機器室)에서 처음 연기가 새어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은 메인 배터리를 담아두는 곳이다.
보잉 787기는 취항 전 시험 비행을 할 때에도 배전반에서 불이 나 개발기간이 연장되는 등 전기 계통이 취약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이 때문에 ANA의 기체 인수도 예정보다 3년 이상 지연됐다.
일본 항공평론가인 아오키 요시모토(靑木謙知)씨는 “(전자기기실의) 배터리 자체나 주변의 배선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추측했다.
ANA 기장을 지낸 항공평론가 마에네 아키라(前根明)씨도 “시험 비행시 문제도 그렇고, 이번 사고도 그렇고 전기계통의 문제가 원인인 것 같다”며 “신형 기종은 초기 고장이 잦기 마련이지만 787기는 그 정도가 아니라 전기계통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문지 ‘항공저널’의 전 편집장인 나카무라 히로미(中村浩美)씨는 “전기 계통이나 연료 누출 등 매우 작은 부분에서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 구조상 문제라기보다는 개별 제조 공정이나 품질관리에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보스턴 로건 공항에서 일어난 일본항공(JAL) 보잉 787기의 연료 누출 사고와 이번 사고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아오키씨는 보스턴 사고의 경우 보조동력장치(APU)용 배터리에서 불이 났지만, APU는 원칙적으로 비행 중에는 사용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고와는 관련이 적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마에네씨는 “보스턴 공항에서 일어난 연료 누출의 원인은 밸브였고, 밸브도 결국 전기로 움직인다”며 보잉 787기가 전체적으로 전기 계통의 문제를 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당국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태도가 바뀌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전까지는 “새로 만든 기종에 흔히 있는 초기 불량 아니냐”거나 “설계를 변경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번에는 조사팀을 파견해 전면 조사에 착수하는 등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사고 원인이 전기 계통의 문제로 밝혀지더라도 책임이 부품 공급 업체에 있는지, 아니면 제작사인 보잉사에 있는지 가려내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금까지 일어난 보잉 787기의 모든 문제를 전기 계통의 결함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책임이 제조사인 미국 보잉사와 일본 부품 업체 중 어느쪽에 있는지는 양국의 진상 조사 결과가 나와야 밝혀질 전망이다.
한편 한국은 이번 소동에서 한발 비켜나 있다. 한국 항공사가 보잉 787를 아직 한 대도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일본이 도입한 보잉 787-800기의 후속 기종인 보잉 787-900기를 주문해놓았지만, 2016년 이후에나 도입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사고의 원인이 모두 밝혀지고 대책이 마련된 뒤에야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예 주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일본지역본부 관계자는 “보잉 787기의 도입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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