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2주년’ 이집트 잇단 유혈사태에 대혼란

‘혁명 2주년’ 이집트 잇단 유혈사태에 대혼란

입력 2013-01-26 00:00
수정 2013-01-26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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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주의-이슬람 세력 기싸움에 무르시 지도력 도마위

시민 혁명 발발 2주년을 맞은 이집트가 연이어 터진 대규모 유혈 사태로 대혼란의 시기를 겪고 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시민혁명이 발생한 지 만 2년이 된 25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과 그의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수만 명이 모인 가운데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전국 곳곳에서 열린 시위 참가자와 경찰의 충돌로 수에즈와 이스마일리야 등에서 모두 9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세속주의 성향의 야권 단체들 회원과 일반 시민인 이들은 2년 전 혁명의 구호였던 “빵, 자유, 사회정의”를 다시 외쳤다.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은 이집트에서는 이날도 경찰과 시위대의 유혈 충돌이 발생했다.

카이로 법원이 지난해 발생한 이집트 축구 참사와 관련해 포트사이드 축구 팬 등 21명에게 사형을 선고하자 이에 반발한 포트사이드시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히 맞서면서 최소 22명이 사망하고 200여 명이 부상했다.

판결에 불만을 품은 피고인 가족들과 성난 포트사이드 축구 팬은 피고인들이 갇힌 교도소 진입을 시도했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대응했다.

시민혁명 2주년을 앞두고 이집트에서는 유혈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일찌감치 제기됐다.

세속주의 세력이 무르시를 대통령으로 배출한 무슬림형제단과 대립각을 세우며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고 정부 당국의 치안 악화에 불만을 품은 축구 팬들도 축구 참사 판결이 나올 때만을 기다렸기 때문이다.

범야권 그룹 ‘구국 전선’을 중심으로 한 진보 성향 시위대는 시민혁명 발발 2주년을 맞아 시위 도중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고 무르시와 새 헌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겠다고 수차례 경고했다. 구국전선은 야권 정치인과 자유·사회주의 세력, 기독교 신자, 세속적 이슬람 신자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또 무르시가 자국의 위기 상황에 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오는 4월 치러질 총선을 거부하겠다고 무르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집트는 중동 다른 나라에 비해 먼저 혁명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정 불안에 치안 악화, 물가 인상, 높은 실업률, 더디기만 한 개혁 진행 속도에 국민 불만은 누적된 상태다.

이집트 국민 다수가 “혁명 이후 달라진 게 거의 없다”며 불평을 쏟아낸 점도 세속주의 세력에 힘을 보탰다.

무르시 정부에 대한 불신과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정국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집트 국민 상당수는 경찰이 시위대를 가장한 폭력배의 활동을 눈감아 준다고 의심하고 있고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돈을 받고 시위대를 공격한다고 믿고 있다.

지난해 포트사이드에서 벌어진 축구 참사 때도 현장에 있던 경찰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아 정부 당국의 치안 부재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무슬림형제단 지지 세력과 반대파의 갈등도 격화하는 데다 군부는 애매한 입장을 취하며 실리만 챙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각계각층이 자신에게 유리한 입장만을 고수한 채 타협과 협상 없이 평행선을 달리는 형국이다.

무르시의 지도력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11월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고 사법부의 의회 해산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현대판 파라오 헌법 선언’을 발표해 정정 불안을 부추겼다.

무르시가 야권과 타협 없이 새 헌법 제정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끝내 폭발했다.

양측은 이집트 새 헌법 제정을 둘러싸고 무르시 찬반 시위를 벌이면서 충돌, 8명이 숨지고 700명 이상이 부상하는 참사를 빚었다.

무르시는 혼란이 끊이지 않자 ‘파라오 헌법 선언’을 취소했지만, 국민투표는 예정대로 강행해 끝내 통과시켰다.

이집트는 오는 4월 새로운 의회를 구성할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격랑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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