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논란 확산…국제사회 촉각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논란 확산…국제사회 촉각

입력 2013-03-20 00:00
수정 2013-03-2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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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군·반군 모두 “상대방 소행” 주장사용 확인시 국제사회 개입 가능성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지 2년 만에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제사회가 충격 속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서로 상대방의 소행이라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일단 화학무기가 실제 사용됐는지를 확인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화학무기 사용은 미국 등 국제사회 개입을 가져오며 내전을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시킬 수 있는 폭발력을 가진 사안이다.

◇정부군-반군 서로 비난 = 시리아 북부 알레포 교외의 칸 알 아살 지역에 19일(현지시간) 화학물질이 든 로켓 포탄이 떨어져 약 25명이 사망하고 110명이 다쳤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부군과 반군은 서로 상대방에게 책임을 돌리며 비난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관영 사나(SANA) 통신을 통해 반군이 화학물질이 든 로켓을 발사했다며 먼저 포문을 열었다.

이에 반군은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며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스위스 제네바 걸프 연구소의 무스타파 알리니는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반군에 탈취당했다고 한 적이 없는 점에 비춰볼 때 반군은 화학무기가 없다고 가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더 위크지가 전했다.

알리니는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하고 반군 책임으로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칸 알 아살 지역은 최근 몇 주 동안 정부군과 반군 간에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시리아 활동가들은 피해지역이 정부군과 반군 주둔 지역 사이이며 피해자들은 정부군과 정부군 주둔 지역 거주 민간인이라고 밝혔다고 CNN이 보도했다.

◇시리아 화학무기는 ‘시한폭탄’ = 국제 사회는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을 주시하며 강력하게 견제해왔다.

시리아는 중동에서 생화학 무기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 중 하나로 추정되지만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회원국이 아닌 탓에 실태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군사 전문가들은 맹독성 신경가스와 사린가스, 겨자가스 등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은 시리아 정부군이 사면초가에 몰리면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할 것을 우려해왔다.

이와 관련 시리아 외무부 대변인 지하드 마크디시는 작년 7월 “외부 공격을 받았을 때만 화학무기를 쓸 것이며 내국 민간인에게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국제사회 긴장 속 사실 확인 중 = 국제사회는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소식에 긴장하고 있다.

화학무기 사용이 사실로 드러나면 개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일단은 뚜렷한 증거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총장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사무총장과 전화 통화를 한 뒤 “어떤 상황이라 해도 화학무기 사용은 엄청난 범죄”라고 밝혔다.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화학무기 사용에 관해 매우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며 “이는 판을 바꾸는 행위이며 우리는 그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은 넘어서는 안 되는 선(red line)이라고 강력 경고해왔다.

영국 유엔 특사와 호주 외무 장관 등도 화학무기 사용 사실이 분명하다면 말할 수 없이 끔찍한 일이며 국제사회가 심각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아직 화학무기 사용 여부와 누구의 소행인지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은 만큼 국제사회는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미국 백악관 제이 카니 대변인은 “반군 또는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실제 사용했다는 증거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로저스(공화ㆍ미시간) 하원 정보위원장은 “화학무기가 사용됐다고 믿을만한 개연성이 크지만, 최종 점검이 필요하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CNN이 보도했다.

화학무기 전문가는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사나통신에 나온 화학무기 공격 피해 환자들은 화학무기 피해자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국제사회가 화학무기 관련 불확실성 때문에 딜레마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침 이번 화학무기 공격이 일어난 시점은 이라크 전쟁 10주년이라고 텔레그래프지는 지적했다. 미국은 대량살상무기를 이유로 전쟁을 시작했지만 결국 실체를 확인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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