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모피를 가짜라고 속여 팔아야 하는 속사정은

진짜 모피를 가짜라고 속여 팔아야 하는 속사정은

입력 2013-03-21 00:00
수정 2013-03-21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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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류업체, 모피 거부감 피하려 꼼수 부리다 덜미

가짜 모피를 진짜라고 속여 팔았다면 ‘둔갑’이라 하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뭐라고 해야 할까.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진짜 모피를 가짜라고 속여 팔아온 3개 유명 의류업체를 적발했다고 2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적발된 3개 업체 니먼 마커스, 닥터제이스닷컴, 에미넌트는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의류 제품을 주로 파는 대형 소매상들이다. 이들은 허위 제품표기 혐의를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들 업체는 여성들이 즐겨 찾는 플랫슈즈 앞부분의 술이나 코트의 깃에 토끼, 너구리, 밍크 등의 진짜 모피를 사용하고도 제품설명서에는 인조 또는 가짜 모피라고 적었다.

이들 업체가 상식에 어긋나는 ‘정반대의’ 상술을 부린 까닭은 동물보호 운동의 영향이 컸다.

동물보호 운동 덕분에 진짜 모피를 사용한 제품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제조업체들은 달라진 구매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가짜 또는 인조 모피 제품을 앞다퉈 내놓거나 진짜 모피를 가짜로 둔갑시켜 팔았다. 제품설명서에 대한 감시ㆍ감독이 상대적으로 허술하다는 점도 한 몫했다.

동물보호단체의 수석 부대표를 맡고 있는 댄 매튜스는 “업체들의 상술로 진짜 모피와 가짜 모피를 구분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닥터제이스닷컴의 창업자 하이미 비테시는 “제품설명서에 자세한 사항을 빠뜨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그는 “상당수 업체는 진짜 가죽ㆍ모피 제품임을 알리려고 ‘모피’, ‘가죽’이라고 표기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특성을 표시하는 방편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연방거래위원회는 이들 3개 업체가 잘못을 인정한 점을 감안해 실제 제재를 내리는 대신 앞으로 20년간 허위 제품표기가 재발하면 과태료를 물리겠다고 구두 경고했다.

연방거래위원회는 지난해 가을 한 시민단체가 의류업체의 허위 제품표기 의혹을 제기하자 조사를 벌여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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