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빈라덴을 쏘았나…저격수 실체 논란

누가 빈라덴을 쏘았나…저격수 실체 논란

입력 2013-03-27 00:00
수정 2013-03-2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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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제3진술 나와…사살 실상은 덜 영웅적”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진짜 저격수는 누구일까.

빈 라덴 사살 경위를 둘러싸고 지난 2월 남성전문 잡지 에스콰이어에 게재된 스토리와 상반된 진술이 26일(현지시간) CNN 인터넷판에 나와 빈 라덴을 죽인 진짜 주인공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저격수’라고만 소개된 미 해군특전단(네이비실) 요원은 에스콰이어에 빈 라덴은 침실에 서 있었고 “손을 뻗으면 닿을 만한 거리”에 총이 있어서 자신이 직접 그의 이마에 총알 두 발을 쏴 죽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전에 참여한 다른 네이비실 요원은 CNN 국가안보 담당 분석가인 피터 버겐과 인터뷰에서 그 저격수 얘기는 가짜라면서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이 요원은 일단 빈 라덴이 있던 건물 단지의 상층에 처음 진입한 세명의 대원은 ‘척후병’, 저격수, 맷 비소넷이라고 밝혔다. 비소넷은 빈 라덴 사살 작전 경험담을 공개한 책 ‘만만한 날은 없다’(No Easy Day)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CNN 인터뷰에 따르면 파키스탄 군사도시 아보타바드에 있던 빈 라덴 은신처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은 다음과 같다.

요원들의 맨 앞에 서는 척후병은 꼭대기 층까지 계단을 뛰어올라가고서 마침 침실문 바깥으로 고개를 내민 인물을 빈 라덴이라고 판단해 즉각 머리 부분을 사격했다.

이때 빈 라덴이 입은 총상은 치명적이었다.

빈 라덴을 쓰러뜨린 척후병은 잽싸게 빈 라덴의 침실에 있던 두 여자에게 돌진해 혹시라도 그들이 자살폭탄 조끼를 터뜨릴까 봐 두 팔로 얼싸안았다. 대원들은 작전 돌입 전 자살폭탄 공격을 받을까 봐 걱정했었다.

그러자 대원 2명이 빈 라덴 침실로 들어와 치명상을 입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던 빈 라덴의 가슴팍에 총격을 가해 그의 생명을 끝장내버렸다.

사실 CNN이 공개한 빈 라덴 사살담은 소위 ‘저격수’가 에스콰이어에 공개한 내용보다는 덜 영웅적이다.

저격수는 빈 라덴과 가까운 거리에 총이 있어서 사살했다고 말했으나 실상 빈 라덴 사살 이후에 침실을 철저히 수색한 과정에서 총 2정이 발견됐고 발견 장소도 침실 문틀 위쪽 높은 선반 위였다는 것이다.

침실 천장에 뿌려진 핏자국은 빈 라덴이 워낙 장신이어서 아래서 위로 총구를 겨눠 쐈다는 저격수의 진술에 들어맞은 측면이 있으나 이 역시 척후병의 총격을 머리에 받을 때 피가 그리로 튀었을 수 있다.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잘 아는 한 미국 관리는 CNN에 나온 얘기가 진실에 가깝다고 얘기했고 에스콰이어 측과 ‘저격수’는 CNN의 질의와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CNN과 인터뷰한 요원은 또 문제의 저격수가 주변에 사살 작전을 너무 떠벌리고 다니는 바람에 네이비실 주력 전대에서 축출됐다고 전했다. 저격수는 에스콰이어와 인터뷰 당시 자신이 연금 수령 연한 4년을 못 채운 채 전역해 연금을 받을 수 없다고 불평한 바 있다.

CNN은 이 요원의 진술이, 척후병의 총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진 채 죽어가던 빈 라덴을 확인 사살했다는 비소넷의 진술과도 사실상 일치한다면서 빈 라덴 사살의 개가는 대원 전부의 팀워크에서 비롯된 것만큼은 적어도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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