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진 일본인 ‘약식 장례’ 유행

외로워진 일본인 ‘약식 장례’ 유행

입력 2013-03-28 00:00
수정 2013-03-2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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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화·친인척 줄어든 탓

도쿄·오사카 등 일본 대도시에서 약식 장례를 치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27일 NHK에 따르면 최근 가족의 붕괴와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쓰야(밤샘)나 고별식 등 일본 장례에서 일반화된 절차를 생략한 ‘조쿠소’(直葬)가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례식과 묘지 정보를 제공하는 한 업체가 전국의 200여개 장의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 수도권인 간토 지방에서 치러진 장례 중 22.3%가 조쿠소였다. 오사카가 속한 긴키 지방에서도 9.1%를 차지했다.

일본에선 보통 시신을 화장하기 전날 가족과 가까운 친척, 지인들이 모여서 밤을 새우는 쓰야를 치르고, 시신을 화장한 뒤에는 더 넓은 범위의 지인들을 불러 고별식을 한다. 하지만 조쿠소는 쓰야나 고별식처럼 친척·지인들이 참석하는 절차를 생략한다. 핵가족화가 되면서 친인척 간 교류가 끊어진 데다 장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쓰야나 고별식에 승려를 불러 독경까지 하려면 평균 200만∼300만엔(약 2300만∼3500만원)의 장례 비용이 들어간다. 이 비용을 고별식 참석자들이 내는 고덴(조의금)으로 충당한다.

하지만 쓰야와 고별식을 생략한 조쿠소에 들어가는 돈은 평균 18만엔(약 210만원)에 불과하다. 종교학자인 이시이 겐지 고쿠가쿠인대 교수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약식 장례가 퍼진 이유에 대해 “경제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역시 지역사회나 친족과의 인간관계가 멀어진 게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2013-03-2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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