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연구원 CNN 기고문
북한이 최근 유달리 강도가 높은 도발 위협을 거듭하는 것은 대내외적인 압박을 통제하기 위한 ‘자기방어 기제’가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 연구원은 29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넷판에 실린 기고문에서 “북한의 벼랑 끝 전술, 허세, 허풍은 ‘외교 도구’의 한 요소이나 지금은 한도를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그러나 “어떤 측면에서 우리는 이런 장면을 과거에도 봤다”면서 “북한은 오랜 기간 자기 방어의 한 형태로 이런 허세와 허풍을 이용해 왔다”고 말했다.
외부의 적을 방심하게 하고 대내적으로 정치적 통제를 강화하며 대내적인 결집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위협을 과장하는 한편 국제적인 상황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이런 자기방어 기제를 발동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는 이런 상황들이 응집돼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강력한 금융제재 ▲한ㆍ미 합동 군사훈련 ▲유엔의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설치 등이 복합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북한은 한국의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위협과 도발을 통해 새 지도자의 패기를 시험해 보는 ‘관행’이 있는데 최근 한국 정부가 이에 ‘위협에는 위협’이라는 방식으로 대응한데다 일부 언론이 ‘김일성 부자 동상 정밀 타격 계획’을 보도하면서 북한을 자극했다고 강조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그러나 이런 점들을 감안해도 북한의 최근 위협은 강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한 뒤 “김정은(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북한의 과거 ‘관행’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럴 경우 상황은 심각해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김정은이 북한 내부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평상시보다 더 벼랑 끝으로 다가가고 있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북한 내 ‘정치적 동요’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이 과거의 ‘도발-협상-재도발’이라는 대북 접근방식에 지쳐 있긴 하지만 한국 정부가 북핵 문제와 인도주의 지원은 별개라는 원칙을 밝힌데다 대화 의지를 보이면서 북한에 기회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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