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에 관객 환심사려고 4분 추가 ‘빈축’

‘아이언맨’의 힘의 원천은 중국산 우유 ‘구리두오’였다.

그런데 이 같은 ‘정보’는 오직 중국에서 ‘아이언맨3’를 본 관객만이 알 수 있다. ‘아이언맨3’의 중국 상영 버전에만 들어있기 때문이다.

최근 개봉해 전세계적으로 흥행몰이 중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아이언맨 3’가 중국 버전을 별도로 제작한 사실이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중국 버전에는 중국 관객의 환심을 사기 위한 노골적인 간접광고용 장면이 4분가량 추가돼 있다.

’아이언맨3’는 중국에서 지난 1일 개봉해 역대 개봉일 최고 흥행수익을 경신하고 5일 만에 6천700만 달러(한화 약 729억 원)를 벌어들이며 중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고 신화통신이 7일 보도했다.

그런데 이 흥행작의 중국 버전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구석이 있다.

중국 버전에는 주인공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가 중국산 우유 ‘구리두오’를 마시는 장면이 들어있다.

미국 영화전문지 할리우드리포트는 극중 이 우유가 ‘아이언맨의 에너지의 원천’으로 묘사된다고 보도했다.

중국 버전에는 또한 ‘닥터 우’라는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그 역시도 구리두오를 마신 후 토니 스타크의 수술을 집도한다.

이같은 ‘추가 장면’에 대해 중국 관객들조차 ‘내용 전개에 불필요한 장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버전에 왜 이같은 장면이 들어갔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평소 중국 당국은 성적, 정치적 검열의 이유로 외국영화에 대한 무차별적 ‘삭제 편집’을 감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장면을 추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쿠엔틴타란티노 감독의 ‘장고’가 개봉 첫날 갑자기 상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당시 한 관객에 따르면 ‘장고’는 극장에서 상영 시작 1분 만에 상영이 중단됐다.

포털사이트 시나에 따르면 ‘장고’의 주인공 제이미 폭스의 누드장면이 당국의 갑작스러운 검열을 불러일으킨 듯 하다.

007시리즈 최신작 ‘스카이폴’ 역시 중국 검열 당국의 가위질을 피하지 못했다. 상하이에서의 살인, 중국 정보요원에 의한 고문, 마카오에서의 매춘 언급한 장면들이 삭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