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웹페이지를 찾아라”…CERN 원본발견에 난항

“세계 첫 웹페이지를 찾아라”…CERN 원본발견에 난항

입력 2013-06-12 00:00
업데이트 2013-06-1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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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우주 기원의 신비 푸는 것만큼 찾기 힘들어”

세계 최초의 웹 페이지를 만들었던 기관인 유럽핵연구소(CERN)가 당시 원본을 발견·복원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AP가 11일 보도했다.

AP는 “월드와이드웹(WWW)을 만든 유럽 물리학자들에게, 웹의 역사를 보존하는 것은 우주 기원의 신비를 푸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라며 이런 소식을 전했다.

월드와이드웹의 창시자로 꼽히는 영국 출신 물리학자 팀 버너스-리는 1990년 CERN에 재직하고 있을 때 혼자서 CERN 관련 정보를 담은 웹 페이지를 만들었다.

상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한 개인적 작업이었으나, 당시 버너스-리의 상급자는 소문내지 않고 한다는 조건으로 이를 눈감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웹 페이지의 내용이 계속 바뀌어 왔기 때문에, 역사적 의미를 지닌 ‘인류 역사상 최초의 웹 페이지’를 복원하려면 다른 곳에 전송·복사·저장된 내용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복원에 성공한 가장 이른 버전은 1991년의 것이다. 이 버전은 버너스-리가 학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을 때 채플힐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의 폴 존스 교수에게 전달했던 것으로, 그 후 한 서버에서 다른 서버로 복사에 복사를 거듭해 지금까지 남아 있다. 존스 교수가 운영하는 디지털 문서 기록 사이트(www.ibiblio.org)에도 이 버전이 저장돼 있다.

이 1991년 버전은 지금 관점에서 보면 친숙한 면도 있고 낯선 면도 있다. 화려한 그래픽이나 비디오는 없고, 대신 하얀 바탕에 텍스트가 있고 19개의 하이퍼링크가 있을 따름이다. 이 링크들 중 CERN 관련 정보에 관한 것으로 아직 작동하고 있지만, CERN 임직원 전화번호로 연결됐던 링크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존스 교수는 당시 사용하던 넥스트(NeXT) 컴퓨터를 아직도 보관하고 있으나, 암호를 잊어버린 상태다. 이 컴퓨터에는 초기 웹 역사에 관한 귀중한 사료들이 많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증거 분석 전문가들이 달려들어 복원 작업을 하고 있으나 아직 별다른 가시적 성과는 없다.

’세계 첫 웹 페이지 복원’ 프로젝트를 감독하고 있는 CERN 홍보팀의 댄 노이즈는 “’최초의 웹 페이지’라는 개념은 기묘한 면이 있다”고 AP에 설명했다.

그는 “(웹 페이지는) 책과 비슷한 것이 아니다. 책은 시간에 걸쳐서 (내용이 변하지 않고) 존재한다. (그러나) 데이터는 덮어씌워 기록되고 우회접속도 이뤄진다. (그래서 최초의 웹 페이지를 찾는 작업이) 성과가 없는 면도 어느 정도 있다”고 설명했다.

노이즈는 지난달 하순 미국 공영라디오(NPR)가 이 문제를 보도한 후 많은 제보 자료가 CERN에 들어왔고, 이에 따라 오래된 디스크와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AP에 말했다.

그는 존스 교수가 내놓은 1991년 버전보다 몇 달 이른 페이지가 일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존스 교수는 ‘최초의 웹 페이지’라는 것을 찾으려는 시도가 어떤 면에서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런 시도가 매력적인 것은 마치 사람들이 미술품 원본을 보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라고 AP에 설명했다.

그는 “아무리 완벽하게 (노르웨이 출신의 표현주의 미술가 에드바르트 뭉크의) ‘비명’이나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를 복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원본에 대한 집착이 있다”라며 “(원본으로부터) 파생된 것들을 많이 보면 볼수록 더더욱 원본을 보고 싶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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