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배후 첫 공식 인정…미 “동영상은 진짜…관련 정보 조사 중”
예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는 14일(현지시간) 인터넷을 통해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가 알카에다 최고 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명령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AQAP의 고위 간부 셰이크 나스리 빈알리 알안시는 ‘축복받은 파리 전투에 대한 메시지’라는 제목의 이 영상에서 “이번 작전은 우리의 최고 사령관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명령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
AQAP가 주간지 테러의 직접적인 배후임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간지 테러범 쿠아치 형제는 테러 초기부터 AQAP의 소속을 자처했다.
그는 “(알자와히리의 명령하에) AQAP가 테러 대상을 골랐고 이를 계획하고 자금을 지원했다”며 “이번 작전은 알라의 사도(예언자 무함마드)의 복수”라고 덧붙였다.
이어 “당신들의 표현의 자유가 제한이 없다면 우리의 행동의 자유도 받아들여야 한다”며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이 테러의 원인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그는 쿠아치 형제가 2011년 9월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AQPA의 급진파 고위 성직자 안와르 알아울라키의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언급이 사실이라면 이번 주간지 테러는 최소 3년 이상 계획된 셈이다.
그러나 아메디 쿨리발리가 저지른 유대인 식료품점 인질극은 주간지 테러와 우연히 동시에 일어났을 뿐 AQAP가 기획하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쿨리발리는 인질극에서 사살된 뒤 공개된 동영상에서 ‘이슬람국가’(IS) 일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쿠아치 형제와 테러를 공모하고 이들에게 자금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알안시는 쿨리발리의 테러를 ‘대립의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높이 평가하면서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의 단합을 촉구했다.
또 “프랑스는 미국과 함께 말리와 이슬람 마그레브(북아프리카)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중앙아프리카에서 인종청소의 명목으로 무슬림을 죽였다”며 “’사탄의 편’인 프랑스는 더 많은 비극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동영상이 진짜인 것으로 보인다며 동영상에 담긴 구체적인 사항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마리 하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동영상은 AQAP의 미디어 담당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며 “파리 테러범들과 AQAP 사이의 연결 관계, 특히 AQAP의 누구와 테러범이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고자 모든 정보를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테러조직 보코하람도 이날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서 “프랑스에서 일어난 일에 진심으로 기뻐한다”고 환영했다.
IS는 이날 시리아 락까의 프랑스 출신 무장대원 3명이 프랑스 테러를 칭송하면서 “IS는 유럽에 언제든지 도달할 수 있다”고 협박하는 인터뷰 형식의 동영상을 유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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