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모독 OK-반유대 NO’…프랑스 이중잣대 논란

’이슬람 모독 OK-반유대 NO’…프랑스 이중잣대 논란

입력 2015-01-15 10:08
수정 2015-01-1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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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표현의 자유를 강조해오던 프랑스 정부가 최근 반유대 코미디언을 체포하면서 표현의 자유에 관한 이중잣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소재로 한 만평을 실어 이슬람교도의 반발을 산 샤를리 에브도는 옹호하면서, 유대인 식료품점을 습격한 테러범에 동조 발언을 한 코미디언은 체포한 것을 두고 기준이 무엇이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프랑스 검찰은 페이스북에 “오늘 밤 나는 ‘샤를리 쿨리발리’인것 처럼 느껴진다”는 글을 올린 코미디언 디외도네 음발라 음발라를 14일(현지시간) 테러 선동혐의로 체포해 이날 오후 기소를 결정했다.

검찰은 테러 규탄과 희생자와의 연대를 강조하는 구호인 ‘나는 샤를리다’(Ju Suis Charlie)와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여 4명을 살해한 테러범 아메디 쿨리발리의 이름을 엮은 이 글이 테러를 미화했다고 판단했다.

디외도네가 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으면 최고 징역 7년에 처해질 수 있다.

디외도네 측은 이 같은 검찰의 결정에 반발했다. 변호인 다비드 드 스테파노는 체포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에 살고 있지 않느냐. 오늘 아침에만 해도 정부가 표현의 자유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지적했다.

나치식 경례와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몇 차례 구설에 올랐던 디외도네는 자신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12일 페이스북에 내무장관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올려 “내가 말할 때마다 당신은 이해하려 하지 않고 듣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며 “당신은 내가 샤를리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데도 나를 쿨리발리처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언론들도 프랑스 당국의 이중잣대를 꼬집었다.

FT는 디외도네의 체포는 과연 프랑스에서 표현의 자유가 모든 시민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는 “샤를리 에브도가 (최신호) 1면에 종교 만평을 싣는 동안 왜 디외도네는 공격을 받는냐”고 반문하며 “샤를리 에브도 테러가 생중계되던 때 제기된 (표현의 자유) 문제가 없어지지 않고 다시 떠올랐다”고 논평했다.

작가이자 블로거인 니콜라 보르고앙도 “왜 표현의 자유가 디외도네 앞에서는 멈추느냐”며 이번 사례가 프랑스 표현의 자유가 지닌 이중잣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마뉘엘 발스 총리는 “언론의 자유를 반유대주의, 인종주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부정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디외도네의 발언을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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