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인질 석방조건 변경은 IS의 ‘노림수’

일본인 인질 석방조건 변경은 IS의 ‘노림수’

입력 2015-01-25 13:17
수정 2015-01-2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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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관심 재고와 서방 동맹국간 균열 노려”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 석방 조건을 변경한 것은 치밀한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레프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S는 이날 인질 중 한 명인 고토 겐지(後藤健二)를 출연시킨 영상을 통해 나머지 인질인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의 피살 사진을 공개하면서 요르단에 수감 중인 여성 테러리스트 사지다 알 리샤위의 석방을 요구했다.

처음 일본인 인질의 석방 조건으로 제시된 2억 달러(약 2천200억원) 문제는 동영상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석방 조건이 변경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IS의 실수나 착오라기보다는 전술변경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감시하는 JM 버거는 “요구 조건을 몸값에서 인질 교환으로 변경함으로써 IS가 다양한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국제적으로 더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IS가 서방국가들의 인질을 잔인하게 참수하는 것은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이지만, 일본인 인질 사건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의 사망에 묻히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인질 교환이라는 새 조건을 내걸면서 여론의 관심도가 재고되는 계기가 됐다.

IS는 또 서방 동맹국간의 균열이라는 정치적 이득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테러리스트에 몸값을 내지 않는다는 서방 동맹국의 방침을 따르고 있지만, 인질의 교환 석방은 별개의 문제다. 미국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포로로 잡힌 보 버그달 육군 병장의 생환을 위해 테러 용의자 5명을 석방했다.

친미파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국내 여론의 압력을 받고 요르단 정부와 인질 교환을 위한 교섭에 나설 수 있다. 교섭의 전개 과정과 결과에 따라 미국과 일본, 요르단 등 동맹 국가 사이의 긴장도 고조될 수 있다.

버거는 “새로운 요구조건의 수용 여부와 관계없이 IS는 잃을 것이 없고, 오히려 이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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