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우크라 휴전협정…중화기철수 합의 안 지켜져

위기의 우크라 휴전협정…중화기철수 합의 안 지켜져

입력 2015-02-18 00:33
업데이트 2015-02-18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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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발체베 교전도 지속…정부군-반군, 서로 책임 전가

우크라이나 동부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을 중단시키기 위한 휴전협정이 17일(현지시간)로 발효 사흘째를 맞았지만 합의 사항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협정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이 도네츠크주 동부 도시 데발체베(러시아명 데발체보) 등에서 교전을 계속하는 것은 물론 또 다른 합의 사항인 중화기 철수에도 착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은 그 책임을 서로 상대방에게 미루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분리주의 반군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 국방부 장관 블라디미르 코노노프는 이날 “현재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소속 반군이 함께 데발체베 내 정부군 소탕을 위한 공동 작전을 펴고 있다”며 “며칠 안에 이르면 오늘 중에 데발체베가 반군 통제하에 들어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분리주의자들이 자체 선포한 독립공화국이다.

코노노프는 이미 반군들이 데발체베의 대부분 지역을 장악했으며 정부군은 도시 서부 지역만 통제하고 있다면서 이날 데발체베 점령 작전 과정에서 정부군 소속 병사 약 300명이 반군 측에 투항해 포로가 됐다고 덧붙였다.

반군은 데발체베에는 휴전협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반군의 작전이 민스크 휴전협정 위반이라는 우크라이나 정부 측 주장을 일축했다.

반면 안드레이 리센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대변인은 데발체베 외곽 지역에서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으며 정부군이 진지를 사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반군은 약 한달동안 데발체베를 완전히 포위하고 있으며 포위망 안에 수천명의 정부군이 갇혀 있다면서 정부군이 무기와 장비를 버리고 나오면 퇴각로를 보장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정부군은 데발체베 포위 주장은 반군의 심리전이라면서 아직 보급로가 유지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부군 공보관 블라디슬라프 셀레즈네프는 민스크 협정에 따르면 데발체베는 정부군 통제 지역에 속한다며 도시를 반군에 넘겨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데발체베 지역에서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격화하고 이를 빌미로 양측이 중화기 철수를 거부할 경우 민스크 휴전 협정이 중대한 위기에 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휴전협정의 중요 합의사항인 중화기 철수는 여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안드레이 리센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전날 반군이 여전히 휴전협정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에 중화기를 철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화기 철수 조건은 교전 중단인데 15일 휴전협정 발효 이후 반군이 데발체베를 중심으로 112회의 포격을 가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군이 중화기를 철수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도네츠크인민공화국 국방부 대변인 에두아르트 바수린은 같은날 정부군이 휴전 조건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정부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반군 지역에 49회의 포격을 가했다”면서 “정부군 진영에선 교전 중단도 중화기 철수 준비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군의 중화기 철수는 정부군의 철수와 동시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군과 반군이 서로 휴전 합의 불이행 책임을 상대방에 미루며 중화기 철수를 거부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일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개국 정상회담을 통해 체결된 민스크 휴전협정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은 휴전 개시 이틀 내에 중화기 철수를 시작해야 한다.

양측이 전선에서 대포, 다연장포 등의 중화기를 철수함으로써 50~140km 폭에 이르는 비무장지대를 구축할 계획이었다.

15일 0시를 기해 휴전 협정이 발효했으므로 17일 0시 이전에 중화기 철수가 이루어졌어야 하지만 아직 어느 쪽에서도 이 합의를 이행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교전이 시작된 지난해 4월부터 지난 2월 12일까지 5천617명이 사망하고 1만3천40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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