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 면담서 밝혀…혼다 의원 “아베 총리 연설 반대”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의원들은 4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마치 기정사실로 되고 있는데 대해 불쾌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저녁 워싱턴DC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워싱턴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을 비롯한 외교위원들과의 오찬 대화 내용을 전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로이스 위원장이 주최한 오찬에는 맷 새먼(공화·애리조나) 외교위 아·태소위원장과 찰스 랭글(민주·뉴욕),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 의원은 면담에서 “아베 총리가 미 의회 연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담당 상임위(외교위)와 별도 상의도 없었다. 아직 확정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베 총리의 연설이 기정사실로 되는 것에 대해 불쾌하고 격앙돼 있다”고 말했다고 정 의장이 전했다.
그러면서 “연설을 하든 안 하든 아베 총리 역사인식의 문제점, 즉 아베 총리의 인식이 동북아 평화안정에 문제가 된다는 것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의원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과거 (2005년에) 소수계 이슬람을 상대로 벌어진 폭동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비자발급이 거부된 적이 있으나 이후 잘못을 바로잡으면서 미국을 방문하고 국빈 만찬에도 초대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모디 총리처럼 아베 총리도 과거사에 대해 진정한 반성을 해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2007년 미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혼다 의원은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연설에 반대한다”면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아베 총리의 공식적인 사과가 없었고, 또 미국 교과사의 위안부 관련 기술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에 엄중하게 항의하는 두 가지 차원에서 반대한다”고 밝혔다고 정 의장이 전했다.
한편,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은 정 의장이 회담에서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그에 따른 행동의 필요성을 거론한 데 대해 구체적인 답변 없이 긍정의 의미로 고개만 끄덕였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