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자 김현준씨 “한국인보다 미국인들이 많은 도움준데 감사”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에 미국인들이 더 많은 도움을 준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미국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와 오프브로드웨이에 처음으로 선보일 군위안부 뮤지컬, ‘컴포트 우먼’(위안부)을 연출한 김현준(24)씨는 시사회가 열리는 6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제작 과정에서 한국인들이 생각보다 많은 도움을 주지 않은 것이 다소 아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등장한 이후 한국과 일본의 역사가 더욱 왜곡되는 것을 보고 2012년부터 이번 뮤지컬을 준비해온 김씨는 약 3년간의 작업 끝에 이날 저녁 브로드웨이의 유명 공연장 ‘54 빌로우’에서 뮤지컬 시사회를 한다.
김씨가 연출한 이번 뮤지컬은 한국인 여성이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일본인 위안부 모집책에 속아 인도네시아로 끌려간 뒤 천신만고 끝에 탈출한다는 게 그 줄거리다.
뉴욕 소재 시티칼리지 연극영화학과 4년생인 김씨는 뮤지컬을 준비하기 위해 창작 대본과 악보를 들고 뉴욕 맨해튼내 극장을 찾아다녔다.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재정 문제다.
대본과 음악에 대한 평가가 좋아 극장을 정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지만, 제작 과정에 투입할 ‘돈’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김씨는 털어놓았다.
”한국인들이 선뜻 도와주실 것으로 생각했는데 제가 20대의 ‘어린 애’라는 점 때문이지 대부분 성과가 없었습니다. 반면에 미국인 등 뜻있는 외국인들은 적게는 1천 달러에서 많게는 1만 달러까지 지원해줬다”고 말했다.
이날 시사회에는 본 공연에 등장할 음악 가운데 14곡이 관객에게 선보인다. 50∼70달러 정도로 책정된 시사회표 170장은 모두 팔려나갔다.
김씨는 시사회 관객들에게 한국 정부가 제작한 첫 영문판 위안부 구술집 ‘들리나요’를 선물로 증정할 계획이다.
오는 7월31일부터 2주간 18회에 걸쳐 맨해튼 46번가에 있는 500석 규모의 오프브로드웨이 극장 ‘세인트 클레멘츠’에서는 본 공연이 시작된다. 11개국 출신의 배우 46명이 무대에 오른다. 이 가운데는 일본인 배우도 7명이나 포함됐다.
김씨는 “오디션 과정에서 일본인 배우들도 이번 뮤지컬의 취지에 모두 공감했다”면서 “이들을 포함해 함께 고생해준 전체 출연진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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