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오키나와 미군기지공사 재개…주민 반발

일본 정부, 오키나와 미군기지공사 재개…주민 반발

입력 2015-03-12 14:10
수정 2015-03-1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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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12일 오키나와(沖繩)현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기지)의 이전 대상지인 현내 헤노코(邊野古) 연안에서 해저 지질조사를 재개했다.

방위성 오키나와 방위국은 작년 9월 중단했던 ‘보링 조사(해저를 시추해 지반 강도를 조사하는 것)’를 이날 재개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보링 조사는 기지가 들어설 부지를 매립하는데 필요한 과정이다.

지난 3일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이 헤노코 연안 매립공사를 오는 여름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이은 ‘속전속결’식 행보인 것이다.

오키나와 방위국은 작년 8월 보링조사를 시작해 12곳에서 조사를 완료했다가 다음 달 오키나와 지사선거(2014년 11월)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 일시 조사를 중단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환경 보전에 만전을 기하면서 (보링 조사를) 엄숙히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기지 현내 이전에 반대하는 여론을 등에 업고 작년 당선된 오키나와 지사와 시민은 즉각 반발했다.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지사는 보링조사 재개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헤노코에 기지를 만들지 않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실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헤노코 인근 미군기지인 ‘캠프 슈워브’의 문 앞에는 시민 40여명이 몰려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헤노코 매립 저지’ 등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건 채 “보링조사 강행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외쳤다.

4월 말∼5월 초로 잡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일본 정부는 기지 이전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오나가 지사는 전임 지사의 매립 승인 결정을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중앙 정부와 오키나와의 갈등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미일 양국 정부는 주택가 주변에 위치해 주민들의 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 현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데 1996년 합의했지만, 주민들의 반대 속에 여태 합의이행을 못 하고 있다.

작년 1월 나고시 시장 선거, 11월 오키나와현 지사선거, 12월 중의원 선거 등에서 미군기지의 현내 이전에 반대하는 주민 여론이 확인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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