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협상 타결시 이란 석유 ‘봇물’…유가 하락 부채질< WSJ>

핵협상 타결시 이란 석유 ‘봇물’…유가 하락 부채질< WSJ>

입력 2015-03-17 08:34
수정 2015-03-1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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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로 시한이 임박한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면 이란산 원유 공급이 급증해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분석했다.

그동안 서방의 경제제재로 판로가 막혔던 이란산 원유가 협상 타결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최근 공급과잉으로 하락 추세인 국제유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2년 이란 석유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가 시작된 이후 이란의 석유산업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원유 판매량은 하루 100만∼120만 배럴로 줄었고 일부 생산시설은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란 에너지 당국자들은 핵 협상 타결로 제재가 해제되면 곧바로 증산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석유부 산하 샤나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되면 수개월 안에 원유 수출량이 하루 100만 배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 정부의 석유 관련 관계자들은 “이미 아시아의 주요 수입국들에 제재 해제 시 공급량을 늘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나르 에너지 컨설팅의 수석 애널리스트 로빈 밀스는 이란이 판로만 확보한다면 향후 1년 안에 하루 수출량 증가분이 최대 8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핵협상 타결 이후 이란산 원유가 하루에 수십만 배럴이 추가로 시장에 쏟아지면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96센트(2.1%) 내린 배럴당 43.8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는데 이는 2009년 3월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1.23달러(2.25%) 하락한 배럴당 53.44달에 거래됐다.

일부 거래 업자들은 미국과 이란이 15일부터 스위스에서 핵 문제 논의를 재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추가 유가 하락을 점치고 있다.

물론 이란이 얼마나 빨리, 지속적으로 원유 생산을 늘릴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경제제재 이후 외국계 석유회사가 잇따라 철수하고 원유 생산 관련 시설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제석유기구(IEA)는 그러나 이란이 제재를 교묘하게 회피해왔으며 이 덕분에 원유 생산시설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해왔다면서 예상보다 더 빨리 원유 생산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스위스 로잔에서 막후 협상을 이어갔다. 자리프 장관은 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주최로 프랑스·독일 외무장관 등과 핵 문제를 논의했다.

자리프 장관은 “일부 이슈에서는 해결책에 다가섰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전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견이 있는 모든 분야를 논의했다”며 “이번 회의가 수일 또는 수주일 안에 협상을 진전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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