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그 전 대사 “김정은 미국에 초청하려다 무산돼”

그레그 전 대사 “김정은 미국에 초청하려다 무산돼”

입력 2015-04-11 11:21
수정 2015-04-1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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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곧 붕괴’는 전문가들의 오해…김정은은 대화 원한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과거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미국으로 초청하려다 미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된 사연을 털어놨다.

또 김 위원장을 ‘사교적인 조부를 닮고 싶어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 북미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자신의 새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고 A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살아있던 수년 전 그레그 전 대사는 당시 미 상원 외교위원장이었던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편지를 써 ‘김정은은 외국에서 교육을 받아 영어를 하고 장차 수십년 간 권력을 잡을 사람이기 때문에 그를 초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미국에 대한 ‘오리엔테이션’ 차원에서 기획한 이 같은 아이디어는 공화당의 반대로 없던 일이 됐다.

그는 “무언가를 할 기회를 놓친 것”이라면서 “오랫동안 권좌에 앉을 젊은 지도자에게 커다란 변화를 줄 수 있는 기회였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앞서 지난해 9월 브루킹스연구소 대담에서도 김 위원장에 대한 초청 제의가 거절된 일을 소개한 바 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은 내성적인 부친(김정일) 대신 사교적이었던 그의 조부(김일성)를 닮고 싶어한다”며 “대화를 원하는 사람이 있으니 우리는 그와 대화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에 “북미 대화를 재개하라”고 직접 조언했다가 ‘대화를 하면 나쁜 행동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차가운 반응만 전해들었다며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 주변에 북한 문제에 정통한 측근이 없어 현재의 냉각 정국을 풀 만한 정치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미국의 북한 전문가 대부분이 ‘북한이 곧 붕괴될 것’이라는 오해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한 대사에서 퇴임한 뒤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을 지낸 그레그 전 대사는 지난해까지 모두 6차례 북한을 방문한 대표적인 한반도 문제 전문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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