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안부 증언 보도한 전 아사히신문 기자 “결코 날조 안했다”

군위안부 증언 보도한 전 아사히신문 기자 “결코 날조 안했다”

입력 2015-04-27 19:45
수정 2015-04-2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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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조 규정으로 명예훼손”…주간지 등 상대로 재판 시작

“피해자의 증언을 담은 녹음테이프를 듣고 기사를 쓴 것이며 결코 날조하지 않았습니다”

1990년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처음으로 보도했다가 일본 극우 세력으로부터 날조 기자, 매국노라는 비난과 협박에 시달리는 전직 아사히(朝日)신문 기자가 27일 법정에서 자신을 공격하는 세력의 주장을 반박했다.

우에무라 다카시(植村隆) 전 기자는 이날 자신의 위안부 관련 기사가 날조됐다고 규정한 주간지 ‘주간문춘’과 니시오카 쓰토무(西岡力) 도쿄 기독교대 교수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첫 변론기일에 출석해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피해자 조사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아사히신문 1991년 8월 11일 자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1997년 작고) 씨의 증언을 처음 보도했다.

사흘 후인 8월 14일에는 김 씨가 공개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를 진술했다.

우에무라 전 기자는 자신과 가족 등을 겨냥해 도를 넘어선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 호쿠세이가쿠엔(北星學園)대학의 비상근 강사로 일하고 있는데 최근 이 대학 학장(총장)에게 ‘국가의 적과 같은 사람을 계속 고용하는 것은 날조를 긍정하는 것이므로 입시 때 수험생이나 교직원을 해치겠다’는 협박문이 전달됐다는 것이다.

우에무라 전 기자는 “반드시 죽인다. 몇 년이 걸리더라도 죽인다. 어디로 도망가더라도 죽인다”며 딸의 실명을 거론한 협박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가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하자 법정이 숙연해지기도 했다.

그는 비열한 공격을 중단시키려면 자신이 날조한 기사를 쓰지 않았다는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소송을 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덧붙였다.

소송대리인인 간바라 하지메(神原元) 변호사는 우에무라 전 기자가 ‘강제 연행’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으며 오히려 산케이(産經)신문이 강제 연행이라는 표현을 쓴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에무라 전 기자가 ‘정신대’와 ‘위안부’를 혼동했다는 주장에 관해서는 당시에는 ‘정신대’가 ‘위안부’를 지칭하는 표현이었고, 한국 언론은 물론 요미우리(讀賣)신문이나 산케이신문 등도 ‘정신대’로 표기했다고 반박했다.

요미우리신문과 산케이신문은 최근 강제 연행의 근거가 없다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河野)담화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공공연히 펼치고 있다.

간바라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기사가 날조됐다는 주장을 펼친 니시오카 교수 등을 출석시켜 발언을 들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재판에 주간문춘과 니시오카 교수 측은 모두 불참했다.

아사히신문은 ‘전쟁 중 제주도에서 여성을 강제 연행했다’는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사망)의 증언이 거짓으로 판단된다며 그의 발언과 활동을 다룬 1980·90년대 기사를 작년 8월 취소했다.

이후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정하거나 강제 연행이 없었다는 취지의 목소리가 일본 사회에서 커지고 있으며 피해자의 증언을 처음 보도한 우에무라 전 기자에 대한 공격도 더욱 거세졌다.

이번 재판의 결과는 일본 여론의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우에무라 전 기자는 앞서 자신은 요시다 세이지의 증언에 관한 기사는 한 건도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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